부동산 재태크 뉴스

우리가 변두리도 아닌데 왜 약세 - 서울 목동 집값 약세 진짜 이유

부동산마스터 아론 2008. 1. 16. 08:11

#1. 서울 양천구 목동 신사가지 단지내 상가 건물에 입점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는 요즘 너무 조용하다. 중개업소를 방문하는 손님은 둘째 치고라도 전화벨 소리도 잘 울리지 않는다. 간혹 오는 전화는 집주인들의 시세 문의와 매수세 여부 문의가 대부분이다.


#2.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모(50)씨는 강남 쪽으로 이사하기 위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신시가지 2단지 148㎡형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려는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머물고 있는 집을 팔아야 강남 진입이 가능한 데 매수세가 아예 따라붙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집이 팔리지 않자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을 내놓은 이후 3차례나 매도 호가를 낮췄다. 당초 매도 희망가보다 무려 1억5000만원 가량 호가가 빠졌는 데도 아직까지 중개업소에서 연락이 없다고 김씨는 하소연한다.


“반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요”


서울 목동 아파트 매매시장에 끼어 있는 먹구름이 해가 바뀌어도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같은 ‘버블세븐’ 지역이지만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강남권의 경우 대통령 선거 이후 재건축 및 고가아파트에 대한 규제 완화 기대감 등으로 시장에 잔잔한 훈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목동 아파트시장은 여전히 하락 장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목동 대림공인(02-2647-5611) 박영란 사장은 “지난해 말에 ‘가격 곡선이 최저점에 도달했다’는 이른바 ‘바닥설’이 나돌기도 했는 데도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지난 주 목동이 있는 양천구 아파트 값은 2주 전 대비 0.07% 내렸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같은 버블세븐 지역인 강남권의 경우 새해 들어 상승 분위기가 완연하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올 들어 0.28%나 뛰었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0.10%씩 올랐다.


2006년 아파트값이 무려 50% 가까이 오르면서 버블세븐 지역 중 가장 집값 상승 폭이 컸던 곳으로 손꼽혔던 양천구 목동 지역. 하지만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1년 넘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2006년 47.6%나 올랐던 양천구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5.46% 하락했다. 특히 양천구 중심지인 목동과 신정동은 2006년 각각 45.77%와 51.38%나 올랐지만 지난해엔 5.40%, 6.56% 내렸다.


이 같은 가격 하락 움직임은 새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6단지 66㎡형은 일주일 새 1000만원 정도 호가가 빠젼 4억~4억7000만원 선이다. 2단지 148㎡형은 14억5000만~16억원 선으로 이달 들어 최고 5000만원 가량 내렸다. 4단지 115㎡형은 일년 새 2억원 남짓 떨어져 10억~11억7000만원 선을 호가하지만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는다.


목동 4단지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시세보가 훨씬 싼 급매물조차 소진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살 생각도 해보겠다는 수요자들이 대부분이어서 당분간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매수세 따라붙게 할 유인 요소 없어


이처럼 목동이 상승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고 ‘나홀로 약세’인 이유는 과연 뭘까.


전문가들은 목동이 집값 상승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는 이유는 매수세를 끌어들일 만한 유인요소가 여느 지역보다 적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현재 목동 약세의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우선 당장 재건축 호재가 없다는 것.목동 아파트는 1986년 말부터 입주했다. 올해로 지은 지 22년째다. 하지만 재건축 연한 강화로 적어도 2014년 이후에야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목동 매일공인(02-2647-5000) 김흥주 사장은 “강남권과 달리 목동에서는 재건축 연한 강화에 발목이 잡혀 새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상향 조정 등 규제 완화 기대감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추후 재건축 용적률 상향 조정 등 규제 완화 기대감에 집주인이 다소 느긋한 모습을 보이는 강남권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파트 리모델링 바람이 거센 것도 아니다. 2006년과 지난해 초 리모델링 바람이 강하게 불었으나 지금은 잠잠한 편이다. 사업 추진도 더 이상 속도를 못 내고 있고, 리모델링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목동 K공인 관계자는 “시장 침체 앞에서 리모델링 추진이 더 이상 집값 상승을 이끌어 내지 못하자 리모델링 얘기가 쑥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교통 여건 개선 등 개발 재료도 거의 없다. 지하철 9호선 개통(2009년)이 예정돼 있지만, 목동 1,2단지만 지하철과 가까워 역세권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이마저도 1,2단지 시세에는 이미 전철 개통 프리미엄이 반영돼 추가 상승 여력은 많지 않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설명이다. 5년전까지만 해도 목동1,2단지는 열병합발전소와 가깝다는 이유로 목동 신시가지에서 가장 값이 쌌으나 2~3년 전부터 지하철 9호선 호재로 다른 단지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지난 몇 년 새 가격 급등한 것도 매수 심리 꺾여


지난 몇 년새 가격이 급등한 것도 매수 심리를 옥죄는 이유다.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아파트를 사기가 쉽지 않는 상황에서 목동 집값이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인식이 수요자들 사이에 강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것이다.


신정동 국제공인 관계자는 “아직도 낡은 단지들로 이뤄진 목동신시가지 아파트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수요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고교 학군제 개편에 따른 학군수요 감소도 한몫한다. 목동은 그동안 위치나 기반시설 면에서 강남권에 훨씬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도 교육 메리트 덕분에 집값이 고공행진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목동에는 전문직 종사자가 많이 거주하고 대체로 평균 이상 학력 수준을 갖춘 사람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아 특목고 진학률 면에서 다른 지역을 월등히 앞서게 됐다.


그런데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서울시에 광역학군제가 본격 도입됐고 대입 내신 비중 강화 등 교육 정책이 바뀌면서 더 이상 호재로서의 가치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교육 프리미엄이 줄면서 집값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새 정부의 교육 정책 변화 기대감도 없지 않지만 아직까지 집값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강남권 대체지로서 가졌던 목동의 매력이 점차 줄고 있다는 것. 황용천 와이플래닝 대표는 “최근 강북권 개발과 함께 인근 영등포구 문래·당산동과 강서구 가양·화곡동 일대에 신흥 주거 타운이 대거 형성되면서 목동이 갖던 강남권 대체지로서 이점이 떨어지고 있다”며 “새로운 개발 호재가 없는 한 옛 영광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김포공항에서 연결되는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되면 강남권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목동 인근의 강서지역이 목동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없지 않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목동 아파트값 하락세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이제 어느 정도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며 “'가격 바닥론' 확산과 함께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자금력 있는 실수요자들이 서서히 움직일 경우 가격이 반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8.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