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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2%' 종부세 논란 "보유세를 부유세로 만들어"

부동산마스터 아론 2021. 6. 23. 09:07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서울 스카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에 시민들의 각종 주거 형태가 보이고 있다. / 이준헌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완화하기로 당론을 정한 것을 두고 부동산 업계에선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상이 1주택자 일부에 국한되는 데다, 과세 대상도 불분명해 ‘매물잠김’이 유지되는 현 상태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부자감세’라는 비판과 함께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의원총회를 열고 1주택자 종부세 부과기준을 공시가격 ‘9억원 이상에서 상위 2%’,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은 현행 공시가격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4·7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후 부동산 민심을 달래는 차원으로, 기존 부동산 세율은 유지하되 세 부담 대상자를 줄여 불만을 잠재워보겠다는 구상이다.

 

■“불투명한 과세 대상에 혼란…시장 영향도 제한적”

 

23일 부동산 업계는 대다수 다주택자의 세부담엔 변화가 없는 반면, 공시가격 상위 2%라는 기준이 모호해 시장에서도 갸우뚱한 반응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과세 대상 자체가 줄어드니 11억~16억원대 주택 수요자들은 호의적”이라면서도 “과세 대상을 ‘상위 2%’로 결정한다는 방침이 계획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불확실한 데다,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11월 종부세 고지서 부과 전까지 새 법안을 확정하고, 당초 525000가구에 발부될 예정이던 납부자 숫자를 284100가구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공시가격 상위 2% 11억원 수준으로, 시가 기준으로 보면 16억원대까지 포함될 수 있다.

 

이를 두고 당장 올해 법 개정을 통해 11월 종부세 고지서 부과 전에 부과 대상자가 변동되는 혼란이 올 수 있는 데다, 매년 종부세 기준선을 예측하기 어려워 ‘깜깜이 과세’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과세 대상을 비율로 책정한 전례가 없다보니 헌법에 규정된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되고 조세체계에 혼란을 가져온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동산 세제 논의를 위한 정책 의원총회에서 김진표 부동산특위 위원장(우측)이 박완주 정책위의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세부담을 일부 낮춰도 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다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정책은 1주택자의 조세부담을 경감해주고 단기적으로 과세 속도조절을 하겠다는 취지인 만큼, 다주택자나 무주택자가 움직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수혜지역도 서울이나 경기 남부 지역에 집중돼 거래량 증가나 가격 상승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도 “과세대상 여부조차 불분명한 상황이라 대부분 시장 참여자들은 ‘일단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라며 “구체적인 상황이 정해질 때까지 현재의 매물잠김이나 수급불균형 상태가 유지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똘똘한 집 한 채’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중저가 주택을 여러채 보유한 사람은 중과대상인 반면, 고가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은 세금혜택을 받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종부세와 양도 소득세 완화를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더불어민주당의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제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은 ‘부자감세 특례’라며, 법안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집권당이 보유세를 부유세로 만들어”

 

민주당의 이번 당론이 종부세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가격 안정’과 ‘조세부담 형평성’에 크게 어긋나며, 민주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부자감세’에 나섰다는 것이다. 참여연대·전국세입자협의회 등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이번 조치는 부동산 시장 안정도, 정책 일관성도 내던져버리고 조세부담 형평성을 훼손하는 퇴행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보유세인 종부세를 ‘부유세’로 만들어놓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당론에 따라 공시가격 상위 2%에만 종부세를 부과하게 되면 고가주택을 소유할수록 혜택이 크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 22일 발표한 ‘종부세 주택가격 상위 2% 기준 과세시 주택가격별 인하액’ 보고서를 보면, 공시가격 11억5000만원(약 상위 2%) 1주택 소유자는 종부세 부과액을 86만원 감면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공시가격 ‘상위 2%’종부세 부과안을 바탕으로 한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별 부과 세액 /나라살림연구소 자료

 

반면 공시가 20억원(시가 약 30억원) 주택 소유자는 700만원에서 480만원으로 약 220만원이, 공시가 50억원(시가 약 70억원) 주택일 경우 종부세는 4500만원에서 4200만원으로 약 300만원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가격이 높을수록 종부세 감면액은 커지고, 감면율은 줄어드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민주당 안에 따르면 소유한 집의 가격이 변하지 않아도 전체 주택 가격 변화에 따라 종부세 부담이 달라지는 등 조세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정파적 이해에 따라 부동산 과세 원칙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자료원:경향신문 2021.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