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태크 뉴스

증축 허용에도 꽉막힌 리모델링…시공사도 시큰둥 - 수익성 부진 분당 등 진척없어

부동산마스터 아론 2012. 8. 13. 07:28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느티마을 4단지 앞. 단지 진입로에는 `경축 리모델링 법안 통과, 추진 동의율 52% 이상 확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현재 추진위원회 단계인 이 단지가 리모델링 조합 인가를 받기 위해선 전체 가구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플래카드가 걸린 지 4개월 정도가 흘렀어도 동의율은 여전히 52% 수준으로 제자리걸음이다.

 

지난달 27일 가구 수의 10% 내 일반 분양이 가능해지고 전용 85㎡ 이하 주택인 경우 40%까지 면적을 늘릴 수 있는 주택법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갔지만 대부분의 단지에서 리모델링 추진은 거의 `올스톱` 상태다.

 

작년 말 법이 개정됐을 때만 해도 분당은 이번 개정안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떠올랐지만 막상 법이 시행되고 난 지금도 움직임은 없다. 우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소유자들의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확연히 떨어졌다. 연초에만 해도 5억원 선이던 공급면적 89㎡형이 현재 4억7000만원에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리모델링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은 거의 사라진 상황이다. 단지 내에서 만난 주민 김 모씨(79)는 "분담금이 1억6000만~1억7000만원 간다는데 누가 동의서를 내겠느냐"며 "작년까지만 해도 동의서 내라고 인터폰으로 열심히 방송을 해댔지만 추진위도 분위기 파악했는지 요즘은 잘 안 하더라"고 말했다.

 

이미 조합까지 설립돼 분당 내에서도 가장 사업 진행이 빠른 야탑동 매화마을 주공1단지와 정자동 한솔마을 주공5단지 역시 사업이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우선 시공사들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매화 주공1단지의 경우 동 사이 간격이 넉넉한 편이어서 별동 신축도 가능해 현행법으로도 리모델링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빠른 사업 시행을 원했지만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의견이 맞지 않아 작년 12월 총회를 열어 계약을 해지했다.

 

원용준 매화 주공1단지 리모델링 조합장은 "시공사가 경제상황이나 법이 더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자고 사업을 계속 미뤄 할 수 없이 다른 시공사를 찾기로 했다"며 "오는 9~10월 중에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사 측에서도 할 말은 있다. 과거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재건축 아파트마저 휘청이는 상황에 리모델링 사업의 수익성을 맞추기가 어려워 사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직증축에 대한 기대감 역시 사업 진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 리모델링을 원하는 단지와 건설업계는 계속해서 수직증축을 요구해 왔지만 국토해양부는 안전 등을 이유로 수평증축과 별동 신축만을 허가해줬다. 하지만 지난 3일 민주통합당 박범계 의원이 수직증축 허용을 골자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이를 놓고 건설업계와 국토부가 힘겨루기 2라운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로선 수직증축이 허용될 경우 사업계획을 다시 짜야 하므로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한솔 주공5단지 인근의 R공인중개사 대표는 "정부가 눈치 슬슬 보면서 일반 분양 허용하고 별동 신축 허용하는 식으로 찔끔찔끔 규제를 푸니 주민들도 다음에 더 좋은 게 나올 걸 기대하게 되는 거 아니냐"며 "부동산 대책이나 리모델링 대책이나 통 크게 한 방에 풀었어야지 때를 놓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뾰족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합원들에게 3.3㎡당 300만~400만원이란 금액은 큰 부담이 된다"며 "시공사들도 이를 알지만 공사비를 줄일 수 없어 진퇴양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료원:매일경제 2012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