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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사업에 `미분양 대책금` 폭탄 - 왕십리 시공사 "안팔릴땐 조합이 1천억대 부담"…조합 "소송 불사"

부동산마스터 아론 2013. 2. 1. 10:15

 

서울시 재개발 사업장에서 시공 건설사들이 대량 미분양 사태를 염려해 조합에 1000억원 이상 `미분양 대책비`를 마련할 것을 잇달아 요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주택시장 불황으로 미분양이 쌓이자 완공 후에도 장기간 공사비를 못 받는 상황에 대비해 시공사들이 전례 없이 까다로운 조건들을 내걸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관행이 고착화하면 수익성 저하로 재개발 사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이라는 염려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고덕지구에서 `지분제` 형태로 재건축 공사를 가계약했던 건설사들이 불황으로 사업성이 악화되자 2~3년 전 약속한 170%대 무상지분율을 대거 깎거나 시공 계약을 줄줄이 포기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왕십리 3구역 재개발 시공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지난해 착공을 앞두고 미분양 대책비 1300억원과 공사비 643억원 증액을 요구하면서 조합과 마찰을 빚고 있고 있다. 이미 착공한 왕십리 1구역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도 지난달 말 조합 측에 수백억 원으로 추산되는 미분양 대책비를 요구했다.


2182가구 규모 왕십리뉴타운 3구역은 애초 3.32000만원대 일반분양가를 예상하고 시작한 재개발 사업이다. 문제는 경기 불황으로 새 아파트 착공이 10개월째 지연되고 있다는 것.


현재 철거가 완료돼 원주민과 조합원 800여 명은 인근 지역으로 이주해 매달 총 21억원씩 이자를 내고 있다. 착공이 늦어질수록 그만큼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착공이 지연되는 것은 공사조건 협상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 시공사 선정 당시 조합과 가계약한 공사비는 5911억원이었으나 시공사 측이 지난해부터 미분양 대책금과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고 나섰다. 미분양 대책금은 과거 집값이 오르던 시절에는 아예 없었던 개념이다.


 

 

조합 관계자는 "결국 조합원 1인당 16000만원씩 분담금이 늘어나게 생겼다""게다가 공사비까지 643억원을 올려 달라고 하니 어느 조합원이 관리처분에 동의하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조합 측은 "시공사가 도중에 말을 바꿨다"며 연일 현장에서 시위를 벌이며 소송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이런 미분양 대책금 요구가 인근 사업지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착공해 분양에 들어간 왕십리 2구역은 최근 시공사와 500억원 규모 미분양 대책금 적립에 어렵게 합의했다.


가장 먼저 착공한 1구역에서도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측이 지난달 말부터 "일반 물량을 할인분양하든지 아니면 미분양 대책금을 쌓아라"고 요구해 조합이 고심 중이다. 1구역 역시 총 1720가구에 이르는 대단지여서 미분양 대책금 총액이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조합 측은 보고 있다.


조합들 위기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통상 수주를 하면 건설사들이 보증을 서고 향후 미분양이 발생해도 일정 부분 손실을 분담했던 관행이 완전히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건설사 관계자는 "애초 분양가대로 100% 일반분양에 성공하면 조합원들이 실제 미분양 대책금은 낼 필요가 없어 추가 분담금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항변했다.


김조영 법무법인 국토 변호사는 "건설사들은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아 공사를 하는데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 공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건축비를 사실상 미리 받겠다는 뜻인데 불황으로 시공사들이 ``이 된 형국이어서 조합들이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미분양 대책금 : 조합원과 일반분양에서 팔리지 않는 주택으로 인해 발생하는 금융이자와 할인판매 손실을 조합원들이 입주 때 내는 것을 말한다. 미분양 해소 책임이 사실상 시공사에서 조합으로 넘어가는 셈이다.

 

자료원:매일경제 2013.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