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계약을 해지한 조합총회 이후에 오히려 호가가 올랐어요."(신반포 6차 아파트 인근 G공인중개소)
강남의 블루칩 재건축 단지인 신반포 2차ㆍ6차 아파트 호가가 시공사들의 낙마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오르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신반포 6차 재건축조합은 지난 16일 총회를 열어 483명이 참석한 가운데 97%인 468명의 찬성으로 두산건설과의 시공권 가계약을 해지했다.
두산건설이 최근 그룹으로부터 1조원의 지원을 받기로 하는 등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자 다른 시공사 찾기에 나선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떨어진 건설사의 경우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도 어렵고 사업 진행 중 어떤 암초를 만나게 될지 몰라 주민이 불안해했다"며 "뜻이 모였으니 다음달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이미 선정됐던 시공사가 사업에서 배제된다는 것은 재건축에선 악재다. 시간과의 싸움인 재건축 사업에서 절차가 더 지연되면 금융비용 등 들어가는 돈이 더 커져 수익성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포 일대에선 시공사 계약이 해지된 후 호가가 오히려 더 뛰고 있다.
인근 공인 중개업소에 따르면 신반포 6차 아파트 공급 114㎡형의 매도 호가는 9억7000만~9억8000만원 선이다. 9억원 초반대 급매가 있었던 연초에 비하면 7000만원 정도 오른 것이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조합 측에서 시공사를 바꾸겠다고 주민 의견을 물으러 다닐 때부터 호가가 5000만~6000만원씩 뛰었다"며 "예전 시공사로는 12억원이 될 집값이 최고급 브랜드로 바꾸면 16억~17억원은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떠돈다"고 말했다.
인근 단지인 신반포 2차 아파트 역시 비슷한 경우다. 이 단지는 2001년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이 서울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시공사 신고수리처분은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대법원은 주민 측 손을 들어주면서 원고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이 아파트 전용 84㎡형의 경우 일반층은 평균 10억5000만원 정도로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은 롯데건설이 떨어져나간 뒤 사업이 속도를 더 낼 것이라고 호재로 보는 반면, 매수자들은 더 지체되는 것 아니냐며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라며 "워낙 입지가 좋아서 가격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반포 한강변 일대 재건축 아파트의 뛰어난 입지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두 단지의 경우 지하철 3ㆍ7ㆍ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이 인근에 있는 트리플역세권 단지인 데다 한강조망권과 좋은 교육여건까지 갖추고 있어 실수요자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또 기존 시공사 대신 새로운 시공사가 들어올 경우 오히려 사업 속도가 빨라질 수 있고 곧 발표될 부동산종합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반포에 래미안, 자이 등 브랜드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인근 한강변 아파트들이 대치동에 이어 새로운 부촌으로 떠올랐다"며 "뛰어난 입지조건과 실거주자에게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어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원:매일경제 2013. 3.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