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건물만 매각하는 경매사건을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이 경매사건의 건물과 그 토지는 동일인의 소유였으나 3년 전 토지만 타인에게 매매됐습니다. 매매 당시 토지와 건물의 등기상 소유권 외의 어떤 권리도 설정돼 있지 않았고, 그렇다면 관습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건물을 낙찰받는다면 낙찰자는 그 법정지상권을 승계하는지, 즉 건물을 철거하지 않아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A. 법정지상권은 건물의 소유를 위한 물권입니다. 일단 성립되면 이후 토지 또는 건물의 소유권이 이전되더라도 유효합니다. 따라서 이미 법정지상권이 성립했다면 이 경매사건에서 건물을 낙찰받은 사람은 법정지상권도 함께 취득한 것으로 건물을 철거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이처럼 건물만을 취득하는 경우는 사실상 입찰 전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관습상 법정지상권은 매매당사자의 합의로 법정지상권을 배제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 성립하지 않습니다. 즉, 3년 전에 토지만 매매되면서 매도인이 건물소유자로서 법정지상권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특약이 있었다면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같은 당사자 간의 특약은 제 3자가 알기 어려운 만큼 입찰자가 입찰 전에 특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습니다.
또, 법정지상권을 배제하는 특약이 없어 법정지상권이 성립한 경우라도 건물소유자가 지료를 지급하지 않는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토지소유자는 건물소유자를 상대로 법정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고, 그 청구가 건물소유자에게 도달했다면 법정지상권은 소멸합니다.
이처럼 확인이 불가능한 위험은 또 있습니다. 법정지상권이 성립한 후 토지소유자와 건물소유자가 협의로 지료를 정하고 법정지상권을 등기하는 것은 대체적으로 건물소유자 입장에서 자기의 법정지상권을 지키는 가장 견고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법정지상권을 등기하는 대신 토지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같이 건물의 소유를 위하여 법정지상권이 성립한 토지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 임차권을 취득하면, 그 날로 건물소유자가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은 포기한 것으로 봅니다. (대법원 1979. 6. 5. 선고 79다572 판결 [건물철거] 참고)
이에 관해 건물소유자가 법정지상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더라도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한 토지임대차는 이를 등기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임차인이 그 지상건물을 등기한 때에는 제삼자에 대하여 임대차의 효력이 생긴다’는 민법 제622조의 규정에 따른 차지권으로 건물을 철거하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 건물등기 있는 차지권의 경우 대항력은 임차인(건물소유자) 입장에서 토지소유자가 바뀌더라도 자기의 임대차를 계속하여 주장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입니다. 즉 토지소유자의 동의 없이 채권에 불과한 임차권을 타인에게 양도할 수는 없고, 경매로 그 건물을 취득한 낙찰자에게 그 임차권이 당연히 승계된다고 볼 여지도 없습니다.
이처럼 3년 전 건물을 제외한 토지만 매매됐다는 사정 하나로 법정지상권이 성립했다고 볼 수도 없고, 설령 성립했더라도 현재까지 존속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토지를 제외한 건물만 매각하는 경매사건에 입찰하기 위해서는 법원 서류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인들의 내부 사정에 대한 파악도 필요합니다. 여기에 낙찰 후 분쟁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입증의 방법까지 확보되어야 비로소 안전하다 할 수 있습니다.
자료원:서울경제 2019.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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