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노원→송파.’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가 1년6개월간 무려 1,0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40대까지 합하면 증가율이 881%에 달한다. 이들은 연 소득의 최대 21배에 달하는 아파트를 각종 대출의 ‘영끌’로 구입하고 있다. 30대는 4억~6억 원 위주의 강서·노원구 등의 아파트를, 40대는 10억 원 이상까지 손을 대면서 강남으로 진출했다. “서울 아파트는 오늘이 가장 싸다.” ‘패닉 바잉’(불안감에 쫓긴 구매)에 내몰린 젊은이들의 현주소다. 불안감이 출혈 경쟁의 원인인 탓에 정부 정책이 시장 자극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30대 4억~6억원, 40대 10억 이상 구입
3일 국민일보가 한국감정원의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와 ‘중위매매가격’ 통계를 비교한 결과 전 연령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지난해 1월 1,889건에서 올해 7월 1만6,002건으로 747% 폭증했다. 이 중 30대 이하 매입 증가율은 1,016%로 가장 높았으며, 40대 이하 증가율도 760%에 달했다.

30대는 주로 4억~6억 원 아파트를 구입했다. 7월 기준 매입 건수가 많은 상위 3개 지역은 강서구(553건) 노원구(434건) 성북구(348건) 순이다. 같은 달 이 지역의 중위매매가격을 보면 강서구는 6억8,500만 원, 노원구는 4억5,300만 원, 성북구는 5억9,450만 원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0대의 경우 접근 가능한 가격대로 수도권 중저가 위주의 아파트를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40대는 본격적으로 강남 아파트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40대의 매입 건수 상위 3개 지역은 노원구(480건) 강서구(334건) 송파구(325건) 순이다. 30대와 매입 1~2위 지역은 같지만 중위매매가격이 12억6,000만 원에 달하는 송파구 아파트도 대거 구입한 게 눈에 띈다. 6월에도 40대의 강남권 매입이 도드라졌다. 6월 매입 상위 3개 지역은 노원구(385건) 송파구(242건) 강남구(193건) 순이었다. 강남구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16억3,500만 원이었다.
이런 가운데 일부 30대조차 강남 아파트 문턱을 넘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30대가 네 번째로 서울 아파트를 많이 구입한 곳은 송파구(329건)다.
연평균 소득의 21배 “기본이 된 대출”
문제는 이들의 감당 능력이다. 통계청의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30대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5,982만 원이며, 40대 가구는 7,425만 원이다. 만약 30대 가구가 12억원의 송파구 아파트를 산다면 연평균 소득의 약 21배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30, 40대의 ‘빚내기’는 당연한 일이 되고 있다. 빚은 더 이상 갚는 개념이 아니다. 저금리 기조에 대출 액수(원금+이자)보다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얻는 차익이 더 크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본인 자금 1억 원에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모두 동원해 4억원 서울 아파트를 구입한 한모씨(41)는 “3억 원 대출에 대한 월 이자는 약 100만 원이다. 그러나 구입한 아파트가 원금을 갚고 남을 만큼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가격이 오르면 아파트를 팔고 기존 빚과 차익을 합해서 더 비싼 아파트를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빚을 계속 유지하면서 고가 아파트로 갈아타는 것이 최근 부동산 재테크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30, 40대 마음에는 ‘집값 상승’이라는 희망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분위기에 쫓기듯 집을 구입하고 있어 가격 폭락, 빚 감당에 대한 공포도 도사리고 있다. 30대 이모씨는 “재테크에 밝은 친구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30, 40대는 다른 사람이 사니깐 덩달아 불안해서 구입하고 있는 것”이라며 “모두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 나도 아파트를 구입했지만 뒷감당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3040이 부동산 투기 직격탄을 맞았다는 불만도 나온다. 올해 2분기 기준 서울의 KB아파트 PIR(Price to income ratio·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지수는 11.4다. 서울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가족 모두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1.4년을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의 PIR 지수는 측정을 시작한 2008년 1분기(7.4)부터 2015년 4분기(8.5)까지 9.0 이하였다.
한 민간 연구원 관계자는 “과거 10년 동안 오를 집값이 최근 1년간 가파르게 뛰고 있다”며 “이 말은 50, 60대 부모 세대가 집을 마련할 시기에 비해 지금 30, 40대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 더 크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30, 40대 패닉 바잉이 멈추기 위해서는 불안 해소가 필요하다. 적당한 가격에 언제든 집을 살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쉴 새 없이 내놓는 정책이 오히려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세금 인상, 임대차 3법 등은 내용이 강하다 보니 틈새를 찾아 시장이 더 왜곡되고 있는 것이다. 잦은 정책보다 시장 스스로 안정을 찾을 시간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유동성을 부동산 외 다른 곳으로 돌리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부동산 버블 붕괴 관리도 필요하다. 급격한 가격 하락 시 막대한 대출이 폭탄이 될 수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30, 40대의 아파트 구입은 투기가 아니라 정부 정책 때문에 불가피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며 “정책이 전월세 시장을 고사시키는 등 젊은 계층을 매매 거래로 떠밀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자료원:국민일보 2020.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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