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태크 뉴스

상가시장에도 미분양 '칼바람' - 준공 후 미분양도 늘어…투자 주의해야

부동산마스터 아론 2008. 2. 19. 19:58

2004년 분양을 시작한 경기도 구리 수택동 명지프라자는 2005년 준공허가까지 받았지만 현재 45% 정도 분양됐다.


분양 계약자들은 대부분 입점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도금 대출 이자가 장기 연체되는 바람에 신용 불량자 신세로 떨어졌다. 중도금 대출이자를 대신 내주는 조건으로 점포를 분양했던 시행업체가 장기 미분양에 따른 자금압박을 견디다 못해 부도를 내고 사업에서 손을 뗐기 때문이다.


아파트시장과 마찬가지로 상가시장에 미분양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규제의 ‘무풍지대’로 꼽히며 틈새 투자처로 주목을 받는 겉 모습과는 달리 경기불황과 공급과잉으로 이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전체 분양상가의 20% 가량이 1년 이상 장기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 ‘소나기 공급’의 후유증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가시장에 미분양 갈수록 심해져


미분양 상가가 늘고 있는 것은 업체의 ‘묻지마 공급’ 영향이 크다. 상가114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6까지 전국에 분양된 상가는 모두 4000여 개 동(연면적 32만여㎡). 특히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던 2002년∼2004년에 3000여개동, 22만여㎡의 상가가 분양돼 최근 6년 간 공급물량의 70% 가량이 한꺼번에 몰렸다.


이중 20% 가량은 아직 분양을 끝내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여기에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건물을 다 짓도록 팔리지 않은 ‘준공후 미분양’ 상가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상가정보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2006년 210여개 동이던 서울•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상가는 최근 240여개 동으로 14% 가량 증가했다.


상가정보연구소 박 소장은 “업체들이 ‘회사보유분 분양’ 등의 형태로 미분양 사실을 숨기는 사례가 많아 실제는 드러난 것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시행업체 부도로 투자자 피해 잇따라


장기 미분양 상가가 늘면서 입점 지연, 시행업체 부도 등에 따른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2004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오스페 복합쇼핑몰을 분양받은 투자자들은 요즘 속이 타들어 간다. 장기 미분양으로 자금압박을 받던 시행업체가 부도를 내면서 2006년 9월이던 이 쇼핑몰의 입점 예정일이 2008년 3월로 연기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행업체로 부터 사업권을 인수한 시공업체가 중도금 납부지연에 따른 연체이자까지 요구하자 투자자들은 최근 소송을 제기했다.


투자자 김모(57)씨는 “시행사가 부도나자 불안해서 중도금을 내지 않았는데 업체가 이에 대한 연체료로 3000여만원을 요구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가 미분양 물량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시공업체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시행사가 부도나면 시공업체는 시행사에 빌려준 돈을 떼일 수 있고, 금융기관에 지급보증 선 채무를 대신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상가는 이미 투입된 건설비용과 금융비용은 물론 관리비용까지 지워져 시공업체의 부담이 더욱 가중된다. 지난해 말 부도가 난 KT건설(시공능력평가 131위)도 수원 아이메카 상가 등의 분양지연으로 자금압박이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M컨설팅 장경철 대표는 “소규모 근린상가 등은 중소건설업체가 시공을 맡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장기 미분양 상가 투자는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상가의 분양이 절반도 안 된 상태가 2년 이상 끌면 시행사 부도 등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입점 예정이 임박한 시점에서 가격을 할인해 분양하는 상가는 시행사 재무상태, 분양대금 관리방식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또 알짜 물건이라며 ‘회사 보유 물량’을 내세워 분양하는 상가 점포도 덥썩 사지 않는 게 좋다. 최근 상가 분양시장의 침체가 깊어지면서 장기 미분양 물량을 털기 위한 전략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시간과 공간 한광호 사장은 “입점 예정일이 지났는 데도 회사 보유 물량이라며 분양하는 점포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급적 부동산신탁회사와의 신탁계약, 보증보험사의 분양보증 등을 통해 분양대금이 안전하게 관리되는 연면적 3000㎡ 초과 상가를 분양받는 게 좋다.


분양 도중에 시행사가 부도났을 경우 기존 상가 계약자들은 즉시 가압류 등을 통해 분양받은 상가를 보존등기해둬야 한다. 그래야 시행사 부도로 사업권이 시공사에게 넘어가더라도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가114 권혁춘 팀장은 “상가는 분양 초기에 대부분 우량물건이 팔려 미분양 물량의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8.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