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 전용 85㎡형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이 모씨(62)는 최근 아들에게 집을 증여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엔 아파트를 팔아 현금 증여하거나 다른 집을 사줄까 생각했지만 곧 마음을 바꿨다. 집값이 고점에 비해 너무 떨어진 데다 10년 보유하는 동안 집값이 많이 올라 양도세가 증여세보다 더 많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이씨의 경우 증여세는 1억6200만원, 양도세와 지방 소득세는 1억8700만원가량으로 2500만원 넘게 차이가 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 하락세가 계속되자 다주택자들이 집을 파는 대신 증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울 대치동에 사무소를 운영 중인 김종필 세무사는 "강남뿐 아니라 다른 서울지역 내에서도 증여를 하고 싶다는 문의가 다주택자들을 중심으로 부쩍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증여 열풍의 근본 원인을 떨어진 집값과 거래절벽에서 찾는다. 증여세는 주택 시세를 기준으로 매기므로 절대가격이 낮은 요즘 증여하는 게 일단 유리하다.
또 집을 팔자니 안 팔리고, 그대로 갖고 있자니 언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되살아날지 모르는 상황이라 차라리 증여하는 게 낫다는 시각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과거에는 집을 팔아서 현금을 주거나 예금통장을 만들어 주는 등 여러 가지 선택지가 많았는데 지금 상황에선 거래가 안 되는 데다 가격도 싸지고 있어 차라리 증여를 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른다면 상속보다 증여가 유리하다는 점도 증여로 기우는 이유다.
우리나라 상속세는 상속재산가액이 많을수록 구간별로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세 구조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상속재산 과표가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일 땐 30% 세율이 적용되지만, 30억원을 초과하면 50%로 대폭 높아진다. 이 때문에 절세 측면에서 보면 가능한 한 재산을 분할해서 조금씩 여러 번 증여하는 편이 유리하다.
한마디로 이후 부동산 경기가 회복돼 값이 오르기 전에 미리 증여해 두는 것이다. 다만 소유자가 증여 시점으로부터 10년 안에 사망해서 상속이 시작될 경우엔 이미 증여한 재산도 상속 자산에 합산된다.
전문가들은 집이 안 팔린다고 무조건 증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박 전문위원은 "증여가 집을 파는 것보다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며 "집의 가격대와 취득가액, 소유한 주택 수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원:매일경제 2013. 2. 6
자료원:매일경제 2013.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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