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를 허물지 않고 집을 넓히는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파트를 리모델링할 때 수직증축을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 법의 핵심은 지은 지 15년 이상 된 아파트 건물 위로 최대 3개 층(14층 이하는 2개 층)을 더 올리고, 가구수를 기존보다 15%까지 늘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수직증축으로 늘어나는 가구를 일반분양으로 팔아 리모델링 공사비에 보탤 수 있게 했다. 내년 4월부터 사업이 본격화되면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분당·일산·평촌 등 1기 신도시와 서울 강남권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일부 해당 단지는 벌써부터 매수세가 늘면서 호가가 올랐다. 현재 서울·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단지는 36곳에 총 2만6067가구다.

관심은 조합원 부담금으로 쏠린다. 수직증축으로 인해 종전보다 평균 30%가량 부담금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리모델링협회 차정윤 사무처장은 "아파트 지역별 시세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집값이 높은 강남권의 경우 부담금이 35%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담금은 얼마나 들까. 쌍용건설이 3.3㎡당 1500만원인 분당구의 한 리모델링 추진 단지를 선정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전용면적 59㎡형(15층 100가구)의 경우 가구당 부담금이 9800만원으로 이전보다 5200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면적 82㎡형은 7000만원 감소한 1억3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새 법안대로 3개 층을 올려 짓고 가구수를 15% 늘린 결과다. 모두 전용면적 85㎡ 이하여서 40%까지 증축 가능한 점도 전제로 했다.
같은 조건이라 해도 14층 이하로 2개층만 올릴 수 있거나 건축 제한으로 증축 면적이 30%로 묶인다면 계산이 달라진다. 전용 59㎡형이 9200만원, 82㎡형은 1억2300만원 들어간다. 쌍용건설 신민수 차장은 "증축 면적을 줄이면 부담금은 줄어들지만, 감소폭이 크지 않아 법적 최대치를 적용하는 것보다 수익성은 떨어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3.3㎡당 일반 분양가 1600만원 넘어야 사업성 갖춰
조합원 부담금은 리모델링 총 공사비에서 일반분양을 통해 얻은 수익을 뺀 금액이다. 다시 이를 전체 가구수로 나누면 가구당 부담금이 나온다. 공사비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일반분양 물량이 많고 분양가격이 비싼 곳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사업이 활기를 띠려면 일반분양을 통해 공사비 부담을 줄여야 하는데, 물량이 적고 집값이 낮으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일반분양가가 3.3㎡당 1600만원 이상이어야 사업성이 있다고 본다"며 "강남권과 분당 정자·서현동, 평촌 목련동 정도가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문턱은 낮아졌지만 걸림돌도 적지 않다. 해당 아파트 주민 중 80%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주택형 간 소유자의 입장 차가 커서 합의가 쉽지 않다. 여기다 가구수를 늘려 부담이 줄었다곤 해도 여전히 가구당 1억~2억원의 비용이 든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윤영선 연구위원은 "입지나 분양가 등 여건이 좋지 않으면 재건축 못지 않은 비용이 들 수 있다"며 "사업성을 철저히 분석한 뒤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13.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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