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으로 공실률이 뛰면 임대료는 낮아져야 한다. 대상이 주택이든 오피스텔이든, 사무용 공간이든 말이다.
그런데 요즘 서울 오피스 시장에선 이 같은 상식을 벗어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공실률이 뛰는 데도 임대료가 계속 오르는 것이다.
최근 여러 부동산정보업체들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상승세가 뚜렷하다. 올 1분기 서울 오피스의 공실률은 평균 6.3%로 지난해 4분기보다는 0.8%포인트, 지난해 1분기 보다는 1.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새로 입주를 시작한 서울 오피스 빌딩이 많은 데다, 기업들이 서울을 떠나 수도권이나 지방으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서울 강동구 등지에 대규모 업무지구가 형성되면서 수요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렌트프리 임대차 계약 보편화
그런데 이 같은 상황에서도 올 1분기 서울 오피스 시장의 평균 환산 임대료는 3.3㎡당 10만7120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2%가량 뛰었다. 시장논리상 공실률이 상승하면 임대료는 하락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공실률과 임대료가 같이 오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렌트프리’를 꼽는다. 렌트프리는 오피스를 장기 임차하면 일정 기간은 임대료를 받지 않는 계약 형태다. 대개 1년 기준으로 2~3개월은 무상 임차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렌트프리는 계약서 상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표면상으로는 임대료(명목 임대료)가 오르는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다. 예컨대 지난해에는 월세 100만원에 1년을 계약했다면 올해는 3개월을 무상으로 쓰는 조건으로 월세 110만원에 1년간 계약하는 식이다.
계약서 상에는 분명 월세가 10만원 올랐지만, 실질 월세는 82만5000원으로 내린 것이다. 통계상 착시현상인 셈이다. 그런데 임대인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이런 식의 계약 방식이 보편화된 이유는 뭘까.
오피스 투자 때 주의 해야
명목 임대료가 빌딩 매매가격 산정 때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임대인들은 실질적으로는 도움이 안 되는 렌트프리 방식의 계약을 선호하는 것이다.
한 빌딩 전문 중개업소 관계자는 “명목 임대료에 따라 빌딩 가격이 수억원씩 왔다갔다 한다”며 “그러다 보니 실질 임대 수익을 숨길 수 있는 렌트프리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결과적으로 오피스 시장에 투자할 때는 실질 임대료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중대형 빌딩은 임대수익보다는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더라도 명목 임대료만 보고 빌딩의 가치를 매겨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서울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경기 회복 지연으로 신규 임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신규 오피스 공급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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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분간 신규 오피스 공급이 늘어 공실률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의 한 업무시설.
자료원:중앙일보 2014. 7.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