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가 인상되며 올 들어 경매 물건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 대출을 연장하던 이들이 더이상 버티지 못하면서 부동산이 경매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3일(현지시각) 올해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우리나라는 금리 인상기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여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예대율 규제 등 하반기 대출 규제가 더 강화되면 경매물건 증가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부동산개발정보업체 지존이 전국법원의 경매사건 접수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전국법원에 접수된 경매사건은 모두 4만 175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17년 1~5월) 대비 19.32%(6764건) 늘어났다. 이는 2013년(11만 9166건)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다가 4년 만에 증가한 것이다. 경매는 보통 부동산 소유자가 빚을 졌지만 이를 갚을 수 없을 때 담보권을 소유한 채권자가 법원에 부동산을 팔아 빚을 갚아달라는 요청을 해 이뤄진다.
경매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매년 10만건 이상을 신청됐으나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양적 완화를 시발로 전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고 박근혜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부동산 시장도 호황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매접수 사건은 8만 5764건으로 2007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경매물건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 5월 접수된 경매물건은 1만 1540건으로 지난해 5월(6562건)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경매접수 사건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통영지방법원으로 지난해 1~5월과 비교해 428건 늘어났다. 통영지원은 거제도를 관할하고 있다. 즉 조선산업 침체로 지역경제가 무너지면서 물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선소 협력업체들이 많은 울산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8건이 늘어났다. 수도권에서는 인천(372건)과 의정부(337건 증가)가 많이 꼽혔다.
주택시장 침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채무자가 부동산을 일반 매매시장에 매도해 빚을 변제할 수 없을 경우 경매물건이 늘어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5월 서울(3589건→3446건)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경매물건이 늘어났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02%에서 0.05%로 상승하며 오름폭이 확대한 반면 지방 아파트값은 0.10% 하락하며 지난주(-0.09%)보다 낙폭이 커졌다.
단, 같은 서울권이라고 해도 주택시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서울 강서구·양천구 등을 관할지역으로 하는 서울남부지법과 서울 노원구·도봉구 등을 관할지역으로 하는 서울북부지법의 경매물건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양천구와 노원구 등은 지난 2월 안전진단 규제 강화 등으로 아파트 시장이 타격을 받으면서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들어갔다.
반면 이미 재건축·재개발이 상당수 진행되고 있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으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증가하며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주택시장은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받았다. 이에 강남구·서초구 등을 관할지역으로 하는 서울중앙지법과 송파구·강동구 등을 관할지역으로하는 서울동부지법, 용산구·마포구 등을 관할지역으로 하는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는 비록 소폭이나마 작년 동기 대비 경매사건 접수가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공급 과잉, 보유세 개편 등 이중 삼중의 악재가 겹치며 앞으로 경매로 접수되는 물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18일 0.03%포인트 인상되면 시중금리는 벌써 4% 중반대까지 올라왔다. 연내에는 5%를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실물경기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 금리 상승까지 이어진다면 수도권 지역에서도 경매물건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원:이데일리 2018.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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