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매에 눈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경매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공매를 통해 고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늘면서 알짜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은 덕분이다. 공매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자산을 일반인 대상으로 입찰에 부쳐 최고가를 써낸 사람에게 매각하는 거래 방식이다. 경매처럼 부동산을 시세보다 싸게 매입할 수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안전성, 수익성이 높다는 게 공매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이하 캠코)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전자입찰 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한 공매 입찰 참가자는 21만8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19만명)보다 15% 증가했고 연간 입찰 참가자가 20만명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매 참가자는 지난 2013년부터 5년 연속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02년 선보인 온비드는 서비스 개시 15년 만에 누적 입찰 참가자 수가 157만명을 넘어섰다. 15년 동안 65조원어치 물건이 낙찰됐다. 올해는 7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공매 참가자가 증가하는 것은 괜찮은 물건을 싼값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공매 물건의 80%는 세무서 등이 체납자의 세금을 거두기 위해 공매에 부친 압류재산이다. 이 외 국공유 재산, 공공기관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캠코에 매각을 의뢰한 수탁자산 등도 공매된다.
그간 부동산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취득하는 방법으로는 으레 경매가 꼽혔다. 하지만 최근 경매가 대중화되며 응찰자뿐 아니라 전문 투자 업체, 컨설팅 업체가 우후죽순 늘었다. 경매가 ‘레드오션’이 됐다는 평가를 받은 지 오래다. 경매 시장에서 입찰 경쟁률은 부쩍 높아졌고 낙찰가율이 감정가를 훌쩍 뛰어넘는 물건이 속속 나오는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공매가 최근 주목받는 배경이다.
▶지난해 공매 입찰 참가자 22만명
공매와 법원경매가 비슷하기는 하다. 둘 다 공개적인 입찰 경쟁을 통해 가장 비싼 값을 부른 사람에게 매각된다는 점, 매각 당일 매수자가 나오지 않으면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낮아진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더 많다.
일단 진행 주체가 전혀 다르다. 경매는 채무변제가 되지 않을 때 채권자 요청으로 법원에서 진행한다. 반면 공매는 국세청 등 공공기관이 체납된 세금을 회수할 목적으로 캠코에 매각 대행을 맡긴다.
또 법원경매는 경매법정에서 입찰에 부쳐지지만 공매는 인터넷 입찰이 원칙이다. 온비드를 통해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수요일 오후 5시까지 24시간 원스톱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 간편하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도 공매 입찰을 할 수 있다. 또 감정가격이 매주 10%씩 저감돼 입찰에 부쳐지기 때문에 재입찰 기간이 짧고 저렴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그런데도 공매가 경매보다 입찰 경쟁이 떨어지는 이유는 아직까지 투자자들이 인터넷 입찰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 크다.
공매 투자는 왜 하는 것일까.
공매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가장 큰 장점은 우량 물건을 안전하고 값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매 물건은 종류가 다양하지만 그중 유입재산과 수탁재산은 경매와 달리 소유권 이전 시 권리관계에 하자가 없다. 공매 물건은 법원의 경매 과정을 거쳐 해당 물건에 있던 모든 복잡한 권리가 말소된 후 소유권이 이전되기 때문이다. 또 체납자가 입찰 전 세금을 갚아 공매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는 있지만 공매 주체가 공공기관인 만큼 허위 매물이 올라오는 경우는 없다.
개인 자금 계획에 맞게 부동산을 고를 수도 있다. 공매는 낙찰가 1000만원 미만 물건은 매각 결정일부터 7일 이내, 1000만원 이상은 60일 이내에 잔금을 납부하면 되지만 유입재산은 1개월에서 길게는 3년까지 나눠 납부할 수 있다. 납부 기간을 최대 5년까지도 연장할 수 있다. 수탁재산도 1개월에서 5년까지 분할 납부로 구입할 수 있다. 이때 구입자가 납부할 능력이 되지 않으면 매매대금을 모두 납부하지 않았어도 소유권을 변경할 수 있다. 대금의 3분의 1 이상을 납부하면 점유할 수도 있다. 다만 압류재산은 법원경매와 절차, 과정이 비슷하다.
캠코가 매각하는 부동산 공매자산 종류는 크게 ‘유입 부동산’ ‘수탁 부동산’ ‘국유 부동산’ ‘압류 부동산’ 네 가지로 나뉜다.
유입 부동산은 금융기관 구조 개선을 위해 법원경매를 통해 캠코 명의로 취득한 재산 또는 부실기업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기업으로부터 취득한 재산을 일반인에게 다시 매각하는 부동산을 말한다. 특히 명도(건물 등을 남에게 주거나 맡기는 것)를 캠코에서 전적으로 맡아 해준 뒤 공매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명도소송 등에 휘말리지 않고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
수탁 부동산은 대개 기업의 비업무용 재산이라고 보면 된다. 금융기관이나 기업체가 소유한 비업무용 재산의 매각을 캠코에 위임하면 캠코가 일반인에게 되판다. 수탁재산은 소유자가 직접 매각을 의뢰한 물건이라 사전 확인이 가능하고 권리관계도 깨끗한 편이다. 금융기관 소유 물건이어서 대출 조건도 유리한 편이고 매매대금도 분할 납부할 수 있다. 따라서 공매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거나 처음 도전하는 투자자라도 한번 도전해볼 만하다.
국유 부동산은 말 그대로 국가(기획재정부)가 소유자다. 국가가 소유한 부동산을 캠코가 임대하거나 매각 입찰에 부치는 부동산이다. 주로 상가나 택지, 농지 매물이 많다.
압류 부동산은 국세, 지방세와 각종 공과금 등이 체납됐을 때 세무서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체납된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캠코에 매각을 의뢰한 것이다. 아파트, 상가, 토지 등 물건의 종류가 다양해 실수요자와 일반 투자자 모두 많이 몰린다. 다만 압류 부동산은 법원경매와 절차, 과정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투자자가 권리 분석을 별도로 해야 한다. 명도 책임도 매수자에게 있다.
공매 입찰에 참여할 때는 위 네 가지 자산별 특징과 장단점을 활용해 입찰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아파트 실수요자는 압류 부동산에 입찰하는 게 유리한 편이다. 압류재산으로 나오는 공매 물건 중에는 아파트 물량이 풍부해 그만큼 선택 폭이 넓기 때문이다. 근린상가를 매입해 임대수익을 얻을 요량이라면 유입재산을 고려해볼 만하다. 매입가격이 높은 상가 특성상 유입재산으로 나온 상가를 낙찰받으면 구입자 자금 여력에 따라 할부 납부를 이용할 수 있고 그만큼 투자금 대비 임대수익률도 높아진다. 목돈이 없는 자영업자나 개인사업자는 국유재산 임대 물건 입찰이 대안이 된다. 권리금 없이 사용료만 선불로 내면 1~2년간 임대도 가능해 주변 임대료 시세보다 저렴한 값에 임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캠코가 운영하는 온비드는 마치 온라인 쇼핑몰과 비슷하다. 우선 온비드 회원으로 가입하고 공인인증서를 등록한다. 물건 검색은 물건 종류별, 지역별, 가격대별, 의뢰기관별, 테마별 등 다양한 형태로 선별이 가능하다. 감정평가서에는 해당 물건의 가치, 위치, 용도, 현재 상태 등 정보가 수록돼 있어 내가 찾는 물건인지를 판단하는 데 기본적인 자료가 된다. 그다음 현장에 가서 서류상 정보와 같은지 확인하고 온비드에서 정해놓은 입찰 기간에 응찰하면 된다.
응찰할 때는 입찰금액의 10%를 내야 하기 때문에 미리 보증금을 준비해둬야 한다. 낙찰이 되면 나머지 90%를 내는데 납부 기간 안에 대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10일의 기간을 더 준다. 이때까지도 대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낙찰이 취소되고 물건은 유찰된다. 물론 응찰할 때 낸 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없다. 대금을 완납하고 캠코로부터 관련 서류를 받아 물건을 등기하면 모든 절차가 완료된다.
온라인으로 쉽게 참여할 수 있다고 해서 섣불리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다. 현장 입찰의 번거로움이 없어지기는 했지만 입찰 현장에서의 분위기 파악이나 적정한 입찰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또 공매는 인터넷을 통해 캠코가 권리관계를 조사해주지만 숨어 있는 권리·물건상 하자 여부를 찾아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투자자 몫이다. 등기부등본 내 권리 분석은 투자자 본인 스스로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온비드 사이트를 통한 공매 물건은 매각기관마다 대금 납부 조건이 다르고 계약 조건도 천차만별이다. 입찰 전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는 게 필수다. 공매는 입찰 진행 중에 취소되는 경우도 흔하다. 특히 압류재산의 경우 수백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아 강제 처분되는 탓에 체납자가 공매 진행 중 세금을 납부하면 바로 매각이 취소되기도 한다.
자료원:매일경제 2018.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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