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배기 부동산이 감정가 절반에 경매로 나와도 외면받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소유자가 복지법인이나 학교법인이면 최고가로 입찰하더라도 관련법에 따라 낙찰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모르고 싼 가격에 혹해 입찰했다간 입찰보증금만 날리게 된다.
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경매에 부쳐진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인근 대지 380㎡는 감정가(약 18억원)보다 36% 싼값에도 응찰자가 없었다. 2종 일반주거지역이라 7층 이하 신축이 가능하고, 주차장으로 쓰여 명도 걱정이 없는데도 외면받은 것이다.
이유는 소유자가 복지법인이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르면 복지법인이 자산을 매각할 땐 주무관청(시·도지사) 허가를 받아야 한다. 복지법인은 국가나 지자체 지원을 받으므로 사유재산권 보호보다 재정 건전화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주무관청 허가만 받으면 낙찰이 가능할까 싶지만, 투자자가 주무관청을 설득하는 건 불가능하다. 주무관청은 투자자 의견을 보지 않고, 해당 복지법인 이사회에서 경매 관련 의결이 있었는지를 본다. 채무 당사자인 복지법인 이사회가 자신들 소유 부동산을 경매로 넘기는 걸 동의할 리가 만무하기 때문에 얼마나 유찰돼 값이 낮아지든 ‘그림의 떡’이다.
낮은 가격에 홀려 입찰했다간 괜히 입찰보증금만 날리기 때문에 오히려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실제 지난 1월 광흥창역 대지 경매에서 한 개인이 약 15억 원에 응찰했지만, 주무관청 허가를 받지 못해 법원이 매각을 불허했다.
지난해 9월 진행된 또 다른 복지법인 소유 서울 구로구 전용 113㎡ 사무실 경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첫 입찰에서 유찰되자 한 개인이 감정가(약 4억 원)의 약 83% 가격을 썼는데, 법원으로부터 최종 불허 결정을 받았다. 이런 경우 입찰보증금은 돌려받지 못하고 몰수된다.
채무자가 학교법인일 경우에도 사립학교법에 따라 최고가 입찰자가 낙찰받지 못할 수 있다. 2010년 한 학교법인이 소유한 충남 서천군 교육연구시설은 수차례 유찰되다 한 개인이 감정가 약 54억 원의 17%(약 9억 원)를 써냈다. 담당 기관인 충남교육청 허가를 얻지 못한 상태였다. 법원은 낙찰자가 처분허가서를 얻지 못했다며 낙찰을 기각시켰다.
실수로 입찰보증금을 날리는 경매 사고를 막으려면 매각설명서를 꼼꼼히 봐야 한다. 예컨대 광흥창역 대지 매각설명서를 보면 특별매각조건에 "주무관청 처분허가서 제출이 필요하다"며 "미 제출시 보증금을 몰수한다"고 적혀있다.
반면 매각설명서에 "주무관청 허가서를 (이미) 받았다"고 공지했다면 안전하다. 2017년 신성복지재단이 소유한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노유자시설과 전(田) 등 물건 명세서에는 이와 같이 적혀 있었다. 이때는 신성복지재단이 파산 절차를 밟으면서 파산관재인이 법인 청산 과정에서 경매로 넘긴 것으로, 제3자가 채권자였던 다른 경매 사건과는 차이가 있다.
자료원:조선비즈 2020.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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