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전용면적 49㎡ 소형 아파트에 사는 40대 주부 박 모씨는 20일 공시가를 열람한 후 좌절에 빠졌다. 민영아파트 청약을 준비 중이었는데 박씨가 살고 있는 집 공시가가 지난해보다 10%가량 오르며 1억3,200만 원이 됐기 때문이다. 민영아파트는 공시가 1억3,000만 원 이하 주택을 보유하면 '무주택'으로 간주하는데, 올해 공시가가 올라서 졸지에 '무주택 자격'을 상실하게 됐다.
무주택 기간은 84점 만점인 청약가점에서 최대 32점을 차지한다. 인기 지역 청약 당첨 점수가 60점을 넘기 때문에 무주택 기간에서 점수를 못 얻으면 사실상 청약 당첨이 불가능하다. 박씨는 "무주택 기간까지 합쳐 겨우 60점대 점수를 만들었는데, 공시가가 갑자기 올라 10년 넘게 준비한 청약 계획이 물거품 됐다"며 "저가 주택도 이미 다 오른 만큼 소형 주택 인정 가격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공시가 현실화율을 급격히 높이면서 세금이 늘어난 강남 거주자뿐만 아니라 강북·수도권 주택 보유자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공시가는 올랐는데 공시가와 연관된 주택 관련 제도는 그대로여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민영주택 청약에서 전용 60㎡ 이하, 수도권 기준 공시가 1억3,000만 원 이하(비수도권 8,000만 원 이하) 주택 소유자는 '소형·저가 주택 소유자'로 분류돼 무주택 가구로 인정받는다.
이는 2015년 조정된 것으로, 이후 집값 시세와 아파트값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이 기준은 여전히 제자리다. 하지만 공시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청약 실수요자들이 무주택 자격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시세 9억 원 이하 공시가 상승률을 1.97%라고 밝혔지만 지난해 수도권·강북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두 자릿수 오른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자료원:매일경제 2020.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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