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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 빌라가 '집'이 아니라니"..근생빌라 피해자들 '한숨' - 수백만원 강제이행금, 불법개조한 건축주 대신 소유주가 '독박'

부동산마스터 아론 2021. 5. 28. 10:21

#. 빌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A씨는 최근 구청에서 청천벽력같은 소릴 들었다. 살고있는 집이 주택 용도가 아닌데 주택용으로 불법 개조됐으니 원상복구를 하거나 매년 수백만 원의 강제이행금을 내라는 것이다. A씨는 "속아 산 내 잘못만 있느냐"며 "내 집이 '집'이 아니라니 답답해 죽겠다"며 가슴을 쳤다.

 

 

상가·사무실 용도 시설을 주택으로 불법 개조한 '근생빌라'를 속아서 산 피해자들의 시름이 깊다. 원상복구를 하기까지 내야 하는 이행강제금이 불법 개조한 건축주가 아닌 속아서 산 소유주들에게만 부과돼 문제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적발된 근생빌라 등 무단 용도변경 사례는 150건이다. 3월 말 기준으로 각 자치구를 통해 파악된 서울 시내 근생빌라는 총 877건으로, 627건이었던 7년 전(2014년)보다 약 40%나 급증했다.

 

◇건축주 이익 극대화 욕심에 '꼼수주택' 양산…속아 산 소유주는 날벼락

 

근생빌라가 늘어나는 이유는 대부분 개발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욕심 때문이다. 건축주 입장에 소매점·사무실 등 용도의 근린생활시설로 허가를 받으면 주차장 면적은 줄이면서 높은 층수로 건물을 올릴 수 있어 비용적으로 이득이 있다.

 

서울시 기준, 다가구·공동주택은 전용면적 60㎡ 이상이면 면적에 따라 주차장을 1대 이상 설치해야 하지만 근린생활시설은 시설면적 134㎡당 1대의 주차장을 설치하면 된다. 다세대·연립주택은 4층 이하의 층수 제한이 있지만, 근린생활시설은 별도의 제한이 없다.

 

이를 악용한 건축주들은 근린생활시설로 허가를 받아 건물을 짓고, 추후 취사 시설을 설치해 주택으로 개조하는 방식으로 근생빌라를 지어왔다. 겉으론 주택의 모양새를 갖춘 데다 전입신고까지 가능해서 근생빌라가 불법건축물이란 사실을 모른 채 매매한 수요자들이 많았다.

 

문제는 불법건축물인 사실이 적발될 경우 당초 불법 행위를 한 건축주가 아닌 현 소유주들에게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는 것이다. 취사 시설을 철거하지 않으면 매년 최대 2회씩 시가 표준액의 10%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건축주 처벌·양성화 촉구…정부 "법 준수 건물과 형평성 문제" 난색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건축물대장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근생빌라 소유주들은 현 거주자들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한다. 매수자들에게도 주의 의무가 있으나, 정부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피해자 A씨는 "근생빌라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데, 정부가 문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근린생활시설로 허가를 받은 건축물이 용도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지 실태 파악을 철저하게 하지 않아 근생빌라 피해가 멈추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결국 불법행위를 한 원인자인 건축주에게 강제이행금을 물릴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하고, 건축주에 의해 주거용으로 바뀐 근린생활시설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유예 기간을 부여해 양성화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근생빌라 소유주들도 양성화를 촉구하고 있다. 전국 다세대 근린시설 피해자 모임 대표 장모씨는 "근생빌라에 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고액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고 있다"며 "정부가 주택난 해소를 위해 공실 상가를 주거용으로 용도 변경한 사례도 있는데, 근생빌라 양성화를 위한 법안은 왜 계속 계류 중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불법건축물 양성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위반건축물을 양산할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불법건축물을 양성화하게 되면, 기존에 건축법을 준수해 건물을 지은 이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도 말했다.

 

자료원:뉴스1 2021.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