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층은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꼭 로열층이어야 하나요? 로열층은 이미 다 계약 됐거든요.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에요.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잡아 놓은 물건이 있거든요. 웃돈을 좀 주시면 그런 물건을 사실 수 있습니다. 불법이요? (웃음) 뭐 다 그렇게 하는 거죠.”
13일 오후 파주신도시 B아파트 견본주택. 분양 상담을 하던 이 업체 관계자는 로열층을 계약하고 싶다고 하자 대뜸 “중개업소를 알아보면 살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는 파주신도시 인근 K중개업소를 찾아 물었다.
“물건이 많은 건 아니지만 원하는 것을 말씀하시면 구해드릴게요. 아 그 물건이요. 잠시 만요. (어디론가 전화) 물건이 있네요. 19층 남향으로. 물건이 좋아서 웃돈이 좀 높네요. 2100만원이라고 하는데, 관심이 있으세요?”
견본주택에서 불법 권하기도
정부가 파주·고양 등지에서 최근 분양한 아파트의 4순위 당첨자 분양권 불법 전매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여전히 로열층에 대한 분양권 불법 전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분양한 파주 신도시와 올해 초 분양한 고양시 일산동구 덕이동 일대 덕이도시개발사업지구. 이들 아파트는 순위 내에서 대거 미분양 됐지만 로열층에는 적지 않은 웃돈이 붙어 공공연히 거래된다.
순위 내에서 대거 미달되자 이른바 4순위 청약자들이 로열층을 잡기 위해 대거 몰렸고, 4순위에서 로열층을 잡은 사람들이 본계약 직전 무허가 이동식 중개업자인 떴다방 등과 결탁해 웃돈을 받고 제3자에게 분양권을 팔아넘기는 것이다.
이처럼 4순위 당첨자의 명의 변경이 성행하자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12월 “무순위(4순위) 당첨자도 관련 법상 입주자로 선정된 지위에 해당한다”며 “선착순이던 추첨이던 4순위에서 당첨된 경우라 해도 계약 전 명의 변경은 불법 전매 행위”라고 밝혔다. 그리고는 곧바로 해당 자치단체, 국세청과 함께 불법 전매에 대해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1시간이면 중개업소 통해 물건 구할 수 있어
하지만 여전히 불법 전매가 이뤄지고 있다. 13일 파주신도시에서 아파트를 분양 중인 B아파트 견본주택 관계자는 “로열층은 계약이 다 됐지만 웃돈을 좀 주면 계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변 중개업소에서도 쉽게 물건을 구할 수 있다. 파주신도시 인근 G공인 관계자는 “원하는 아파트와 주택형을 얘기하면 1시간 내로 전화 주겠다”고 말했다. 불법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업체 측에서도 가계약한 4순위 당첨자의 명의 변경은 다 해 준다”며 안심시켰다.
이 중개업소 사장은 정확히 1시간 뒤 전화를 걸어와 물건이 있다며 (웃돈이) 2000만원대부터 500만원짜리까지 다양하다고 알려줬다. 층과 향이 좋은 물건일수록 웃돈은 비싸진다.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덕이지구 아파트 견본주택 앞에는 떴다방들이 내놓고 영업을 한다. 견본주택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붙들고 “층 좋은 것 있는데 살 생각이 있느냐”며 연신 호객행위를 한다.
역시 불법 아니냐고 묻자 “4순위에서 로열층을 가져간 사람들 것도 있고 업체 측에서 미리 빼 놓은 물건도 있어서 미분양 아파트 계약하는 것과 똑같다”며 “복등기 등을 해야 하는 순위 내 당첨자의 물건과는 전혀 달라 뒤탈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남은 물건이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하는데 있으면 오늘 계약 하겠느냐”고 재촉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이렇게 계약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명의 변경도 업체 측에서 다 해준다”고 말했다.
건교부는 눈 뜬 장님?
때문에 중개업자들과 분양 업체들이 결탁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파주신도시 인근의 한 중개업자는 “업체 측에서 해주지 않으면 명의 변경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 아니냐”며 “그런데 이렇게 전매가 이뤄지는 것을 보면 뭔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업체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한다. 덕이지구 S건설 관계자는 “떴다방들이 어떻게 불법 전매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순위 내 계약자는 물론 4순위자 등도 명의 변경을 해 준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파주신도시의 B업체도 “견본주택 상담원이 명의 변경 관련 얘기를 한 것은 상담원이 뭘 모르고 한 얘기 같다”며 “정부가 단속 중인데 업체한테 무슨 도움이 된다고 명의 변경을 해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상황이 이런대도 건교부는 “불법 전매가 적발된 것은 아직 없다”고 말한다. 건교부 주택공급팀 관계자는 “불법 전매에 대해 지난해부터 해당 자치단체 등과 함께 단속을 벌이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불법 전매 사실을 확인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해당 자치단체는 “건교부에 인력 지원 정도만 하고 있어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며 “해당 사항과 관련해서는 건교부 소관”이라고 발뺌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8.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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