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주택정책 방향이 분명해졌다. 도심 재개발ㆍ재건축부터 먼저 하고, 필요하면 신도시로 보충한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 대선 때 주장했던 내용이지만, 대선 이후 규제완화 기대감에 집값이 들썩이자 이 대통령은 줄곧 “집값 안정이 우선”이라고 강조해왔다. 시장은 다소 혼란스러워 했다.
그러던 중 이 대통령이 24일 국토해양부 업무보고에서 “복잡한 면이 있지만 그래도 해야한다”고 확실하게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수요 있는 곳에 공급
도심 재개발ㆍ재건축을 활성화하는 것은 노무현 정부의 주택 정책과 정반대다. 노 정부는 판교ㆍ동탄 등 신도시 10곳을 지어 50만채를 공급하는 계획을 세웠다.
동탄·검단 신도시에는 ‘강남 대체’라는 수식어를 달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출퇴근 거리와 생활여건을 감안하면 서울 강남권처럼 수요가 두터울 수 없다는 우려였다.
반면 이 대통령의 기존 도시개발 우선 정책은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한다’는 시장 원칙에 더 충실하다. 기반시설이 어느정도 갖춰져 있어 개발 효율성도 높다.
도심 주택을 늘리려면 당장 풀어야 할 규제가 용적률이다. 뉴타운 같은 재개발은 지난해 최고 250%까지 용적률이 상향 조정돼 숨통이 트였다. 그러나 서울 강남의 중층(10~15층) 재건축은 용적률에 발목이 잡혀있다.
은마ㆍ청실ㆍ홍실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서울시가 적용할 수 있는 용적률은 210~230%인데 이 아파트들의 용적률은 이미 200%안팎이다.
집값 상승이 문제
그러나 용적률 규제는 덜렁 이 것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소형ㆍ임대주택 의무 건설, 기반시설 기부채납 같은 다른 규제와 한데 엮여있다. 또 일률적으로 풀 경우 지역에 따라 교통난 등으로 주거환경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절충안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도 “절충해서 안을 만들라”고 말했다. 층수 제한 완화가 한 방법이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이 많은 2종 주거지역의 평균 층수를 16층으로 제한하고 있다.
같은 용적률이라도 층수를 높이면 건물간 간격도 넓어지고, 여유 공간이 많아져 주거 환경이 좋아지게 된다.
남는 문제는 집값 상승이다. 서울 강북 아파트 값은 1~2월에 2.1% 올랐다. 뉴타운이나 뚝섬·용산처럼 도심 재개발과 연관된 곳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특정지역 문제에 집착하지 말라고 했지만, 특정지역이 오르면 주변이 따라서 오르는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어떻게 관리할 지가 과제다.
권순형 J&K부동산투자연구소장은 “재개발ㆍ재건축의 이익이 모두 사업시행자에게 돌아가는 문제와 난개발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08.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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