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재태크 뉴스

`일조권 대란` 주상복합 올스톱 위기 - 준주거지도 규제 포함따라…법령개정 전까진 시장혼란 불가피

부동산마스터 아론 2012. 3. 13. 08:46

"뜬금없는 일조권 문제 탓에 사업시행인가를 눈앞에 둔 주택사업이 올스톱되기 일보직전입니다. 법제처에서 유권해석했다는 새 일조권 원칙을 적용하면 원래 지상 20층으로 설계된 도시형생활주택을 15층으로 낮추고, 전체 가구도 21%나 줄여야 해 도저히 사업을 진행할 수 없어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지역조합 관계자는 지난 9일 현장을 방문한 기자에게 이같이 하소연했다.

 

전국 주요 대도시 부동산시장에 `일조권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일조권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던 준주거지역이 새로 규제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아파트 단독주택 등이 들어서 있는 주거지역만 규제 대상이었고, 30여 년간 이 관행이 이어져왔다.

 

 

 

매일경제신문이 최근 단독 입수한 국토해양부 문건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달 23`준주거지역 소재 공동주택에도 일조권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건축법 제61조에 대한 법제처 법령해석을 일선 지자체에 시달했다.

 

이에 따라 법령을 새로 고치지 전까지는 도심 역세권이나 공장용지 이전지역 등 준주거지역에는 공동주택 신축이 올스톱될 가능성이 커졌다. 준주거지역에는 아파트보다 용적률이 높은 주상복합,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이 들어선다.

 

일조권이 갑자기 이슈로 등장한 것은 지난해 부산지역 한 주택사업장에서 일조권 규정을 놓고 검찰과 건설업체 간 충돌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검찰청 청사 인근 준주거지역에는 지상 26~386개동, 734가구 규모로 주상복합아파트가 올라갈 계획이었다. 그러자 바로 옆에 위치한 부산검찰청 측이 고층건물이 인근에 들어서면 일조권이 침해된다고 즉각 반발했다. 사업승인 신청 기간인 지난해 8월 양측은 국토부에 판단을 내려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국토부는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의뢰했다.

 

법제처 해석은 `준주거지역에서 공동주택을 짓는 경우에도 일조권 높이 제한을 적용해야 한다`는 다소 파격적인 내용이었다. 문제가 된 이 부산 사업장은 인허가 단계에서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건축업계는 현실을 무시한 해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 소재 D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일조권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사업승인까지 받은 사업장이 이미 수두룩한데 처음부터 다시 설계를 하란 말이냐"며 반발했다.

 

원칙적으로 국토부가 새 법령해석을 시달한 이후에 사업시행인가를 받는 곳이 적용 대상이나 법정다툼이 벌어질 경우 소급 적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국토부는 부랴부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관련 법 부칙에 `일정기간 시행을 유보한다`는 경과규정을 새로 집어넣거나 준주거지역을 아예 일조권 대상에서 빼는 방향으로 법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법령 개정에 길게는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인허가 전면 중단과 사업기간 연장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해 보인다.

 

A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입법 미비로 인한 시장 혼선은 관련부처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용어설명>

 

일조권 규제 : 건물을 새로 지을 때 기존 낮은 건물 입주민들이 햇볕을 볼 수 없는 상황을 막기 위해 법령으로 신축 건물 높이를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도마에 오른 `정북향 일조권` 규정은 헌 건물 북향 뒤쪽에 있는 신축 건물 일조권을 보장하기 위해 신축 때 반드시 일정 거리를 두도록 하는 건축법상 규제를 말한다.

 

일조권이란 태양광선, 즉 햇볕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률상 보장된 권리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일조권을 보장하기 위해 건축법상 제한규정을 두고 있다. 전용일반주거지역에 들어서는 건물은 정북방향에서 가장 가까운 토지경계선과 거리에 따라 대통령령이 정하는 높이 이하로 지어야 한다.

 

 

 

 

 

 

 

건축법 시행령에는 높이 4이하인 건물은 1이상 높이 8이하면 2이상 높이 8를 초과하면 높이의 2분의 1 이상 거리를 대지경계선에서 떨어뜨린 상황에서 건물을 짓도록 돼 있다. 다만 건물 미관 향상을 위해 너비 20이상 도로를 두고 건물을 지을 때는 적용하지 않는다.

 

건축법 제612항에 규정된 일반중심상업지역을 제외한 지역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몇 가지 규정이 추가된다. 이에 따라 해당 거리가 10m면 일반 건물은 20m, 근린상업준주거지역 건물은 40m 높이까지 올릴 수 있다. 따라서 국토해양부와 건축업계에서는 준주거지역에 들어서는 공동주택은 정북향 일조권 규제를 받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인접 건물로 본인 거주 주택에서 햇볕을 충분히 쬘 수 없을 때는 신체적정신적재산적 피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통상 동짓날 기준 오전 9~오후 3시 사이 2시간 연속,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4시간 이상 햇볕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법원 판례다.

 

자료원:매일경제 2012.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