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남 개포 재건축 단지 소형의무 비율과 관련해 잇달아 탄력적인 조정 가능성을 시사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4ㆍ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강남 전역에서 큰 표 차이로 패하면서 당내에서조차 지나치게 경직적인 박 시장 토목건설 정책에 대해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전날 개포지구 현장 깜짝 방문과 관련해 "주민들에게 지난 4ㆍ11총선 전에 가보겠다고 약속했지만 선거 중에 가면 파장이 일까 봐 잠시 미뤘다"며 "주민들 얘기를 충분히 들었고 이른 시일 내에 좋은 결론이 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서울시가 요구한 소형 주택 50% 방침이 바뀔 수 있느냐는 질문에 "얼마든지 협의하겠다. 그건 처음부터 내가 얘기해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이 총선 직전 개포지구 5개 단지 조합장을 만나는 등 강경론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이처럼 재건축에 유연해진 발언을 내놓은 것은 취임 6개월 만에 사실상 처음이다.
"단지별로 문의 전화가 크게 늘고 있어요. 재건축 기대감이 퍼지며 거래도 재개될 분위기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개포 재건축 단지를 방문해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발언한 내용이 알려진 직후 이 일대 단지는 반등 조짐이 뚜렷하다.
불과 2주 전 7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된 개포주공 1단지 공급면적 49㎡ 호가가 단숨에 2000만~3000만원가량 뛰어올랐다. 개포시영, 주공 2~4단지도 1~2주 전에 비해 가구별로 호가가 최소 1000만원 이상 오른 경우가 많다.
개포동 S공인 관계자는 "서울시와 주민 간 갈등 구도가 깊은 상황에서 섣불리 집을 사겠다는 문의가 드물었다"며 "시장 방문으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실수요 문의는 앞으로 더 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선 추진위에서도 사업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소형주택 비율`도 해결의 가닥을 잡을 공산이 크다. 개포주공 2단지 소형 비율을 둘러싼 추진위원장과 박 시장 간 대화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개포주공 2단지는 현 정비계획상에 재건축 이후 소형 비율이 30%를 넘어 20%를 고수하는 다른 단지와는 입장이 사뭇 다르다.
24일 박 시장 방문 당시 다수의 추진위원장은 "(소형 비율이 높은) 2단지를 기준으로 삼으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 "단지별로 입장이 다른 것을 이해한다.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A단지 추진위원장은 "더 이상 소형 비율 1~2%를 상향할지 말지를 두고 소모적 논쟁을 계속하지 않기로 했다"며 "주민 의견을 먼저 정확히 묻고 이를 정확히 반영해 재건축 플랜을 짤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민 선호도 조사의 키는 `추가분담금`이 될 공산이 크다. 단지별로 재건축 시뮬레이션을 돌려 선호하는 주택 평면으로 옮기기 위해 들어가는 액수를 근사치로 추산해 이를 공개하겠다는 것. 사전에 소형 비율을 정해놓지 않고 조사를 통해 밝혀진 주민 선호를 그대로 정비계획에 녹이겠다는 전략이다. B단지 추진위원장은 "조속한 시일 안에 주민 설문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소형 비율이 20% 초ㆍ중반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지 전망이다. 기존 계획(약 20%)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개포동 D공인 관계자는 "소형주택 논란이 해결되면 재건축 일정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단지 추진위원장은 "사업에 속도를 내 내년 말까지 이주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결과를 속단하긴 이르다는 전망도 팽팽하다.
정비계획 심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이 핵심이다. 이 단계에서 발목이 잡히면 앞으로 일정도 불투명해진다. 개포 재건축 주민 반발도 극심할 전망이다.
자료원:매일경제 2012.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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