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의 한 대규모 민간도시개발사업지 내 주상복합아파트. 벽산건설이 짓고 있는 192가구짜리 아파트로 오는 9월 입주 예정이다.
입주가 코앞으로 다가 왔는데 최근 이 아파트 외벽에 최근 대형 현수막이 나붙었다. 현수막에는 ‘당건물 유치권 행사중’ 이라는 문구가 씌여 있다.
아파트 공사장 출입구 쪽에도 같은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입주를 해야 하는 계약자들은 난데 없는 유치권 행사 현수막에 어리둥절이다. 자칫 입주를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하청업체가 유치권 행사
유치권을 행사 중인 주체는 하도급 건설업체. 벽산이 고용한 하청업체다. 그런데 최근 벽산이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공사비를 떼일까 우려한 중소 하청업체가 유치권 행사에 나선 것이다. 이런 일은 아파트 시공을 맡은 건설업체가 법정관리나 부도가 난 경우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요즘처럼 주택 경기 침체로 하루가 멀다하고 건설업체가 쓰러질 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계약자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럴 경우에 대비해 건설업체가 의무적으로 대한주택보증에 분양보증을 들어두기 때문이다.
건설업체가 부도 등으로 공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주택보증에서 계약자에게 분양대금을 돌려주거나 시공사를 바꿔 주택을 계속 짓게 한다. 고양시의 이 아파트처럼 유치권이 설정되는 것은 해당 건설업체가 부도나 법정관리 신청 이후 채권채무가 동결될 때 주로 나타난다.
해당 아파트 사업장이 사고사업장으로 분류돼 건설업체에서 주택보증으로 넘어가기 직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분양보증 혜택은 사고사업장에만 주어진다. 사고사업장은 공사를 계속할 수 없는 곳을 말하는데 부도난 업체의 사업장이 바로 사고사업장이 되는 게 아니다.
부도 직후 건설업체가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법원 결정에 따라 사고사업장 여부가 판가름 난다. 법원 결정까지는 3개월 정도 걸린다. 이 기간 동안 해당 건설업체의 채권채무가 동결되는데, 하청업체는 주로 이때 유치권 행사에 나선다.
법정관리 받아들이면 공사 진행
공사금을 떼일 것을 우려한 것이다. 그런데 3개월 뒤 만약 법원이 법정관리를 결정하면 분양보증 혜택은 받을 수 없다. 법정관리 결정은 법원이 건설업체의 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것이어서 아파트 공사에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아파트 공사가 계속되므로 계약자가 걱정할 일은 없다. 유치권 행사 역시 자연스레 해결된다.
반대로 법원이 법정관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하는 파산을 결정하면 곧바로 사고사업장이 된다. 이 경우 보증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데 이 때는 계약자가 분양대금을 돌려받거나 시공사를 바꿔 공사를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다만 사고사업장이 되면 계약자의 의견을 묻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기간 동안 공사가 중단된다.
그러면 입주가 늦어질 수는 있다. 또 법정관리 신청 직후 입주가 예정된 단지라면 입주가 다소 지연될 수 있다.
고양시 아파트의 경우 입주가 오는 9월인 데 법원 결정이 길어질 경우 법정관리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자칫 입주 시기가 지연될 수는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유치권을 행사 중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더라도 아파트 계약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료원:중앙일보 2012.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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