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경매 자료실

[부동산 경매ABC]채무자-채권자 합의한 경매는 사해행위? 대법원 “다른 채권자들도 참여한 경매는 평등하고 정당…사해행위 아냐”

부동산마스터 아론 2013. 5. 27. 08:18

#A씨는 2009218일 채무자인 B씨와 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관한 공증서를 작성했다. 이 증서에는 소비대차계약 체결과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취지가 기재됐다.

이후 A씨는 채권변제를 위해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해 경매를 신청해 낙찰에 이르렀다. 대금이 납부됐고 배당일인 200994, 1순위 채권자 및 2순위 채권자인 주식회사 C, 3순위 채권자인 D(이 사건 원고)B씨 등에게 그 순위와 채권액에 따라 배당하는 내용으로 배당표가 작성됐다.

그런데 평소 B씨와 A씨는 잘 알고 지내던 사이로 소비대차계약 체결일 기준 13일 전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사실이 있었다. 그러나 이 매매는 관할법원에서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받았다.

D씨는 “A씨와 B씨의 매매사실이 사해행위 판결을 받은 지 2주도 되지 않아 이 사건 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해 경매를 거쳐 배당에 이른 것은 강제집행의 형식을 빌려 A씨의 채권을 사실상 우선변제받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은 D씨의 주장을 인용해 이 사건 소비대차계약은 A씨가 B씨에 대하여 실제 금전채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권자인 C씨를 비롯한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을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조금 달랐다. 대법원 재판부는 “A씨는 200410월부터 20083월까지 B씨의 보증 아래 B씨의 회사에 금전을 대여함에 따라 실제 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만일 피고가 실제 채권자라면 당연한 권리행사로서 경매절차에서 평등하게 배당받기 위해 집행권원을 얻어 배당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재판부는 이어 “D씨의 주장대로 A씨의 채권이 배당에서 배제된다면 D씨만 배당받게 돼 오히려 D씨에게 우선권을 용인하는 결과가 되고 만다원심에서는 A씨가 B씨에 대해 실제 채권을 가지고 있는지를 심리했어야 한다고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채무자로부터 채권을 변제받으려는 것은 채권자의 당연한 권리 행사다. 그러나 채무자가 다중의 채무를 가지고 있을 때는 채권자가 이 같은 권리를 행사함에 있어 제약이 따를 수 있다. 자칫하면 채권을 회수하기 위한 법률적 조치가 사해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해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민법 4601항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는 이 행위의 취소 및 원상회복을 취소 원인을 안 날부터 1,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해놓고 있다. 단 이로 인해 이익을 얻은 자가 법률행위가 채권자를 해한다는 것을 몰랐을 경우는 예외다.

그러나 실제 금전을 빌려준 채권자가 채권의 변제 수단으로 경매를 선택한다면, 이는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존재한다. 이는 경매 입찰자와는 큰 상관관계가 없을 수 있지만 경매사건의 중요 이해관계자인 채권자 입장에서는 긴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앞서 말한 대법원판례에 이에 대한 해석이 담겨있다. 이 판례는 채권회수를 위해 채권자가 채무자와 협의 후 집행권원을 얻어 경매를 신청하고 배당을 받아간 경우, 그 경매절차에 다른 채권자들도 동참한 이상 특정 채권자가 우선변제받도록 한 것이 아니므로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법원은 경매를 관할하는 주체인 만큼 경매 자체에 대한 입장이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되고 배당이 이뤄졌으며 이 절차에 다른 채권자들도 참여한 경매에 대해서는 평등하고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법원경매는 물론 입찰자가 중심이 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채권자의 권익 보호라는 측면에도 포커스가 맞춰져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또 오늘의 입찰자가 내일의 채권자이자 경매 신청자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는 만큼 이번 판례를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자료원:경제투데이 2013.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