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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손 놓은 매몰비용…주민들만 피해 - 재개발·재건축 조합설립 이후엔 매몰비용 지원 못 받아

부동산마스터 아론 2013. 12. 8. 22:09

매몰비용 처리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조합설립인가 이후 정비구역을 해제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지가 혼란에 빠졌다. 

 

인천에선 시공사가 조합임원을 상대로, 조합임원은 조합원을 상대로 연쇄 가압류를 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런 데도 관련 법안은 국회 파행으로 낮잠만 자고 있는 실정이다. 

 

조합원 53.8%의 동의로 지난 7월 말 정비구역이 해제된 인천시 부개2구역은 시공사가 매몰비용 19억원에 대해 조합 임원들의 재산을 가압류했다. 그러자 조합임원이 다시 조합원들의 재산을 가압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시공사로부터 재산을 가압류 당한 전임 조합 임원 6명은 전임 조합장을 포함한 분양 신청자 89명의 재산을 가압류했다. 시공사 측은 “조합원 입장에서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는 상황이 돼 안타깝지만 시공사 처지에서는 대여금을 받아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다”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주민 동의로 정비구역을 해제하는 길을 열어줬지만, 정비구역 해제로 발생하는 매몰비용에 대한 지원책 마련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벌어진 상황이다.

 

조합설립 이후 구역 ‘이러지도 저러지도’

 

부개2구역은 2008년 7월 정비계획수립 및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사업이 지연되자 조합원 53.8%가 조합해산에 동의해 지난해 12월 조합설립 인가가 취소됐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7월 말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부개2구역을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에서 해제했다. 그런데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은 이미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시공사까지 선정한 구역이기 때문이다. 

 

현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상 조합설립 이전 단계인 추진위 이하 단계만 매몰비용이 발생하면 지자체가 지원하게 돼 있다. 부개2구역처럼 조합설립을 한 곳은 지자체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셈이다. 

 

조합설립이 취소될 경우, 해당 조합 및 참여 업체의 막대한 재산상 손실이 우려된다는 얘기다. 이는 조합설립 단계에 있는 사업지구들의 사업해제를 어렵게 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뉴타운 출구전략이 본격화한 직후부터 추진위 단계뿐 아니라 조합설립 이후 취소되는 구역에 대해서도 매몰비용을 지원해 달라는 요구가 봇물을 이뤘다. 관련 법안도 발의됐다. 

 

매몰비용 문제부터 풀어야

 

추진위뿐 아니라 조합단계 구역의 매몰비용을 지원하는 도정법 개정안이 올 초 국회에 상정됐다. 이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위 승인이 취소된 경우뿐 아니라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된 경우에도 해당 조합이 사용한 비용 일부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시·도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검토보고서에서 “조합의 경우 추진위에 비해 매몰비용이 커 상당한 재정부담이 발생하고, 원칙적으로 주택정비사업은 민간사업이므로 사업중단에 따른 손실을 공공이 지원하는 것은 재정의 사용목적에 맞지 않는다는 점 등을 들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매몰비용 지원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입장이 확연히 다르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추진위는 물론 조합 해산 때에도 매몰비용에 대해 국비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도시재생사업의 공공성과 사회적 갈등 예방 차원에서 정부가 매몰비용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국토부는 추진위에 한해 지자체가 매몰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앙정부가 매몰비용을 지원하기는 힘들며, 지방정부도 조합구성 이후에는 매몰비용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출구전략이 시행된 지 2년이 다 돼가고 있지만 매몰비용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며 “이 문제부터 조속히 풀어야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13.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