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13 대책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한 뒤 아파트 경매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매 매물이 나오면 수십명이 몰렸던 강남 아파트도 인기가 시들해졌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보니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도 크게 떨어졌다.
4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값 낙찰가율은 103.9%로 전월대비 3.4%포인트 하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7.5명으로 전월(12.3명)보다 4.8명 줄었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 낙찰가율 하락이 눈에 띈다. 10월 진행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8.1%로 전월(110.5%)에 비해 12.4%포인트 떨어졌다.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된 매물도 적지 않다는 의미다.

지난달 말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중개업소에 급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사진제공=뉴스1
강남권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대명사인 도곡동 타워팰리스 전용 164㎡(37층)는 지난달 25일 경매 매물로 나왔지만 단 한명도 입찰하지 않아 결국 유찰됐다. 감정가는 23억5000만원으로 최근 시세보다 1억원 가량 낮은데도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대출 규제도 영향을 줬지만 주상복합 아파트여서 재건축이 쉽지 않고 앞으로 이보다 낮은 가격의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감정가 14억원인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크로리버 전용 149㎡(17층) 매물은 20명이 응찰했으나 감정가보다 약 1% 높은 가격에 주인이 바뀌었다. 응찰자 대부분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것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가 몰린 매물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월시영아파트 전용 43㎡(12층)이었다. 41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2억5000만원)보다 약 1억원 높은 3억386만원에 낙찰됐다. 매각가율은 148%로 10월 거래 중 가장 높다.
또 노원구 상계동 은빛아파트 전용 60㎡(15층), 동대문구 휘경동 현대아파트 전용 85㎡(5층) 등 감정가 3억~4억원대 소형 아파트에 20명이 넘는 응찰자가 참여했다. 고가 아파트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정부 대출 규제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고, 일부 지역은 가격하락 압력이 커지면서 향후 경매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는 9·13 대책에서 규제지역 내 1주택자 이상 보유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원칙적으로 제한했다. 낙찰된 경매 물건을 담보로 빌리는 '경락대출'도 주택담보대출로 분류돼 유주택자는 경매 주택을 낙찰받아도 대출이 어렵다. 현금 여윳돈이 없다면 사실상 경매에 참여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법인 명의 낙찰 건수가 대폭 늘어난 점도 주목된다. 10월 낙찰된 법인 명의 매물은 14건으로 전월(7건) 대비 2배 증가했다.
9·13 대책 이전에는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해 집값의 80%를 대출받을 수 있었지만 이후 임대사업자대출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로 축소하자 일부 투자자들이 법인 명의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매매사업자로 옮겨간 결과로 관측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박은영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은 매매 시장이 약세인 만큼 당분간 분위기가 반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원:머니투데이 2018.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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