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변호사 부부가 매입하면서 논란이 됐던 서울 이촌파출소가 결국 문을 닫는다. 해당 부지의 매입을 추진했던 용산구가 결국 이를 사들이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인근 주민의 치안 공백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용산 이촌파출소 (사진=연합뉴스)
◇45년간 이촌동 치안 맡아온 이촌파출소 문 닫아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용산경찰서 이촌파출소를 다음 달 30일을 끝으로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975년 문을 열어 45년간 운영된 이 파출소는 이촌동 약 3만명 주민의 치안을 담당해왔지만, 이제 해당 기능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촌파출소 철거와 관련된 문제는 앞서 2007년부터 시작됐다. 이촌파출소와 주변 땅(꿈나무소공원)은 애초 국가소유였지만 1983년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고 변호사의 아내 이모씨가 대표로 있는 마켓데이 유한회사는 2007년 공원부지를 약 42억 원을 들여 사들였다.
이후 고 변호사 측은 부지 활용을 위해 이촌파출소를 이전해 줄 것을 경찰청에 요구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마켓데이는 정부에 파출소 사용료지급 및 철거 요구 등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17년 부지 사용료지급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고 지난 2018년 파출소 철거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마켓데이는 이후 이촌파출소 건물까지 매입했다.
용산구는 지난해 해당 부지를 사들이기 위해 약 236억 원을 책정해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결국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지의 면적은 1,412.6㎡, 부동산업계에서 예상하는 시가가 3.3㎡당 최대 1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400억 원이 훌쩍 넘는다는 계산이다. 양측의 예상가격에 100억 원이 넘는 간극이 있었던 셈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파출소 존치를 원하는 주민들이 많아 용산구에서 부지 매입을 추진했지만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다 무산됐다”며 “4월30일까지는 건물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촌파출소 인근 지도 (자료= 네이버지도 갈무리)
◇3만여 주민들 “치안 공백 우려”…경찰 “주민 의견 조율해 반영할 것”
문제는 치안이다. 이촌파출소는 서울지하철 4호선과 경의중앙선의 환승역인 이촌역 인근에 위치해 있고 주변 약 1만 가구, 3만여 명의 주민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이촌파출소가 사라지면서 해당 지역의 치안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촌동 한가람아파트에서 오랫동안 거주했다는 80대 노인은 “아파트 단지기 때문에 좀도둑이 드는 일도 종종 있고 치안 문제를 해결해줄 파출소가 꼭 필요하다”며 “그동안 자녀들이 밤늦게 들어와도 파출소 덕에 걱정을 덜었는데, 파출소가 없어지면 걱정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촌역에서 한강공원까지 가는 길이 있는데 여름 되면 수천 명씩 그 길을 지나다닌다”며 “그 바로 앞에 이촌파출소가 있어서 치안 문제를 해결해줬는데 사라진다니 걱정부터 든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경찰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대체부지 마련도 어려워 이촌파출소 인력을 인근 파출소로 나눠 해당 구역을 담당하는 수밖에 없다”며 “인근 파출소에서 출동하면 철길 교차로에서 가로막힐 가능성도 있고, 아무래도 이전보다 출동하는 속도도 느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이야기도 듣고 부지 제안도 받았지만 (파출소가 들어서기에)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며 “주민들이 파출소의 유지를 많이 원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없앤다거나 하기 보다는 관할 재조정을 할지 치안센터 등 다른 형태로 남을지 등 여러 방안을 두고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원:이데일리 2020.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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