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반대 운동에 앞장서는 사람들 보면 거의 대로변에 건물 한 채씩 가진 부자들이에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민층을 위해 지지부진한 뉴타운을 해제하겠다고 하지만 실상을 알면 다른 얘기가 나올지도 몰라요."
서울시가 뉴타운 출구전략을 발표한 이후 6일 종로구 창신뉴타운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이 털어놓은 얘기다.
`1순위 해제설`이 무성한 이 지역에서 거액 자산가 중 상당수가 뉴타운 반대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론 재개발 후 쫓겨날 공산이 큰 세입자나 영세 상인들이 주도할 법 한데 꼭 그렇지는 않다는 얘기였다.
자산가들이 뉴타운에 반대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첫째 보상이 기대치를 밑돌기 때문이다. 월 800만원 월세를 받는 20억원짜리 상가 건물 소유자 A씨를 가정해보자. 대개 뉴타운 사업 보상을 위한 감정평가금액은 시세의 50~60% 안팎에서 결정된다. 시세에 훨씬 못미치는 공시지가 기준으로 보상 금액을 산출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정액이 12억원 선에서 결정될 경우 A씨는 앉은 자리에서 고스란히 8억원을 손해봐야 한다.
뉴타운 사업에 적용되는 `1인 1표` 원칙도 자산가들이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현 뉴타운 사업은 지분 크기와 감정가에 무관하게 똑같이 한 표를 행사해 아파트 한 채씩을 받는 구조다. 지분 평가액이 많으면 나중에 정산해서 현금으로 환급받을 뿐 아파트 두 채를 받을 수는 없다. 또 현재 뉴타운ㆍ재개발 사업에 통용되는 `비례율` 개념에 따르면 소액 지분을 보유한 사람들이 단합해 조합원 분양가를 억지로 끌어내리면 큰손 지주들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영진 예스하우스 대표는 "숫자에서 우위를 점하는 소액 지분 보유자가 단결해 큰 지분을 보유한 사람의 이익을 빼앗아가려는 움직임은 뉴타운 사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분 쪼개기 과정 등을 거치며 조합원 수가 급증한 한남뉴타운 1구역 등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결국 A씨가 시세 20억원짜리 건물을 내놓는 대가로 현실에서 손에 쥐는 것은 분양가 8억~9억원 아파트 한 채와 현금 3억~4억원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매월 800만원씩 들어오던 월세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소액을 베팅한 지분투자자 처지에선 사업이 무산되면 낭패를 본다. 가상의 B씨가 감정평가액 2억원 상당 지분을 3년 전 4억원에 샀는데 현 시세가 2억원으로 추락했다고 하자. 사업이 무산되면 B씨는 고스란히 2억원을 손해본다.
만약 사업이 진행돼 추가 분담금 1억원을 내고 주택 한 채를 받아 시세가 5억원을 기록하면 B씨는 손해를 면하게 된다. 뉴타운이 취소되면 지분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지분투자자들은 어떻게든 사업을 끌고 나가는 것이 이익이다.
자료원:매일경제 2012.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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