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2000여가구의 낡은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헐고 2603가구로 신축하는 매머드급 재건축 단지인 서울 화곡3주구(주택구역) 재건축 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렸다. 재건축사업에 반대하는 상가 소유주들과 조합 간의 ‘상가부지 소유권’을 둘러싼 소송이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대법원에 상고 중인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소송(매도청구소송)’ 판결이 1년4개월째 표류하면서 공사일정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은 “늦어도 이달에 소송이 종결되지 않으면 금융이자와 조합원 분담금 급증, 건물준공 지연으로 인한 입주 차질 등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백억원대 매도청구소송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화곡동 산70의 1 일대의 화곡3주구는 우신·양서아파트 등 5층짜리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2000여가구의 노후주택이 밀집해있던 곳이다.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아 작년부터 2603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일반분양분은 879가구로 지난해 6월에 분양됐다. 준공시점은 2014년 5월이다. 하지만 소송 장기화로 예정대로 준공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화곡3주구가 소송에 휘말리게 된 건 2009년 6월부터다. 사업부지에 포함된 5000㎡ 규모(대지)의 상가(다인상가) 측이 재건축에 동의하지 않는 바람에 조합 측이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분쟁이 생겼다. 양측 간 매각대금이 쟁점이었다. 법원은 1, 2심에서 상가 소유주에게 감정평가금액(622억원) 수준에서 조합에 상가를 매도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상가 측이 불복하면서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매도청구소송은 소수의 토지, 주택 소유주들이 부당한 이득을 챙기기 위해 사업을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업시행자들이 진행하는 소유권이전 소송이다.
◆대법원 판결 더 늦어질 듯
주택업계는 매도청구소송 금액이 600억원을 넘는 유례없는 규모인 만큼 판결이 쉽게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이 소송이 계류돼 있는 대법원 2부는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의 낙마로 현재 대법관 4명 중 1명이 공석 상태다. 새 대법관이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임명되려면 앞으로도 한두 달 정도는 걸리고, 실제 판결까지는 또다시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금도 공사 일정이 많이 늦어진 상태”라며 “더욱이 추석 이후로 판결이 늦춰진다면 예정된 준공시점을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합원 금융이자 ‘눈덩이’
화곡3주구 조합은 이주비(6000억원)와 사업비(6000억원) 등으로 1조2000억원의 자금을 빌린 상태다. 정상적인 공사기간만 따져도 금융이자가 1650억원에 이른다.
조합 관계자는 “돌발사고로 준공시점이 늦어지면 여기에 대한 이자가 추가된다”며 “이렇게 되면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이 늘어나게돼 아파트를 다 지어놓고도 돈이 없어서 입주를 못하는 조합원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만약 조합이 패소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감정평가금액 이상의 대금을 치러야 하고,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도 크게 오르게 된다. 조합원들의 반발이 커지면 전면 중단사태도 올 수 있다.
자료원:한국경제 2012.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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