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조사한다 어쩐다 시간만 끌지 말고 재개발을 하든지, 구역 지정을 취소해주든지 뭐든 빨리만 해주세요."
지하철 6호선 상월곡역 2번 출구를 나서서 왼편 골목길로 들어서자 허름하고 낡은 건물이 즐비하다. 다 쓰러져가는 낡은 집과 외벽 곰팡이로 흉가를 방불케 하는 집도 발견된다.
7일 방문한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11구역 모습이다. 서울에서 규모가 가장 큰 뉴타운인 장위뉴타운 사업이 진행 중인 곳이다.
전날 서울시가 개략적인 재개발 추가 분담금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현장은 부산했다. 조합 해산 동의서를 받고 다니던 비대위 측 움직임은 더 바빠졌다. 조합 측은 이번 서울시 결정이 무책임한 사업 발목 잡기라며 비판하고 있다.
조합원 상당수가 서민이라 주민 의견도 엇갈렸다. 그러나 어떤 결정을 내놓든 `불확실성`을 제거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뜻이 모였다.
현장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지금 동네 꼴을 보면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라 당연히 재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재 158㎡ 규모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조합원 김 모씨는 "뉴타운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지금 집보다 더 작은 109㎡ 규모 아파트에 들어가면서 1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데, 빚만 지고 지금처럼 임대수익도 얻을 수 없게 되는 건 싫다"면서도 "이대로 사업을 할지 말지 질질 끌고 있는 건 더 최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가 매몰비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J공인 관계자는 "이미 사업을 진행하며 조합이 쓴 비용만 수십억 원인데 구역 지정을 취소하면 이걸 몽땅 조합원들이 갚으라는 이야기냐"며 "재개발을 하든 안 하든 조합원만 죽어나는 구조니 정치적인 다툼을 벌이지 말고 빨리 방향성을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영규 장위11구역 재개발조합 사무장은 "사실상 서울시 얘기는 올해 안에는 사업을 진행하지 말고 실태조사 등이 끝나는 내년 3월쯤 다시 시작해 보라는 건데 이 기간에 조합 운영비, 금융비용 등 조합원들이 보는 피해가 막대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뉴타운사업을 취소하면 조합 운영에 들어간 50억원이 공중분해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장위11구역 조합은 기준 용적률을 238.13%에서 20%포인트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조합장이 바뀌면서 변경인가를 신청했지만 서울시가 이를 반려하며 조합장 자리도 공석인 상태다.
지분 가격은 폭락했다. 2년 전 3.3㎡당 3000만원을 호가하던 빌라는 최근 들어선 1800만원에도 거래가 안 된다. 2~3년 전 3.3㎡당 1300만원이던 다가구주택도 1050만원까지 값을 깎았지만 매수 문의 자체가 없다. 유일공인 관계자는 "경매까지 가는 사례도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자료원:매일경제 2012.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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