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노후 아파트 정책이 ‘재건축’에서 ‘리모델링’으로 바뀐다. 헐고 다시 짓는 대신 고치고 늘려서 계속 쓰라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내놓은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방안’은 기존 아파트 건물 위로 2~3개층을 더 올리고 가구수를 기존보다 15%까지 늘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수직증축으로 늘어나는 가구를 일반분양으로 팔아 리모델링 사업비에 보태도록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예컨대 576가구의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 아파트는 15%인 86가구를 늘려 일반분양할 수 있는 데, 이 경우 평균 시세(14억원)를 감안하면 총 1204억원의 수익이 생긴다.
이를 가구별로 나누면 가구당 2억원 정도의 수익이 생기는 셈이다. 그만큼 주민이 부담해야 할 리모델링 공사비와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주민 부담을 다소 줄일 수 있다는 것이지 주민 부담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건설회사 중 리모델링 시공 경험이 가장 많은 쌍용건설이 평촌신도시의 한 리모델링 추진 단지를 선정해 일반분양 가구 수 확대에 따른 영향을 조사한 결과 15%를 일반에 분양하면 주민 부담이 일반분양이 없을 때보다 35%가량 준다.
이 아파트 값이 3.3㎡당 평균 18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150가구를 일반분양하면 공사비를 제외한 700억원의 분양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가구당 7000만원이 돌아간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가구당 공사비는 2억원에서 1억3000만원으로 35% 줄어든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일반분양으로 공사비의 30% 이상을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직 증축에 따른 효과가 제한 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시세가 뒷받침되는 곳이거나 주민 부담금이 가구당 1억5000만원을 넘지 않아야 리모델링 사업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얘기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일반분양 가구 수가 늘어 비용이 줄긴 하지만 여전히 수천만 원 이상 분담금을 내야 한다”며 “공사가 진행 중인 2년 여간 집을 비워야 하는 불편함 등을 고려하면 리모델링이 활성화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13.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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