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러나 경매시장에서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실수는 곧 금전적 손실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낙찰자가 매수를 포기해 법원에 몰수된 경매 입찰보증금은 △2015년 891억원 △2016년 833억원 △2017년 783억원 등으로 매년 700억원을 웃돌고 있다. 건수로는 매년 3000~4000건 정도로, 전체 낙찰건수 중 6~7%에 이른다.
보증금을 포기하는 대표적 이유는 입찰표에 숫자 0을 하나 더 쓰는 단순 오기 실수가 꼽힌다. 0이라는 숫자 하나를 잘못 쓴 것이지만 법원은 봐주지 않는다. 지난해 8월 대구지방법원에서 최저 매각가격이 감정가 4억5000만원의 70%인 3억1500만원에 나온 이 아파트는 44억1010만원에 낙찰이 되었는데, 낙찰자가 4억1010만원으로 적을 것을 숫자 0을 하나 더 붙이는 바람에 생긴 오류다.
그 밖에는 시세 파악 오류, 권리분석 오류, 자금 계획 오류 등이 있다.
경매도 부동산 계약금과 같이 입찰할 때 보증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를 매수신청보증금이라 일컫는다. 매수신청보증금은 법에 정해진 방법에 따라 납부된 때에만 유효하며, 최저 매각가격의 10%로 함을 원칙으로 한다. 예를 들어 입찰하는 물건의 최저 매각가격이 15억3000만원이면 10%에 해당하는 1억5300만원 이상을 매수신청보증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낙찰자의 보증금이 최저 매각가격의 10%에 해당하는 금액보다 적으면 낙찰은 무효다.
경기도 하남시에 사는 A씨는 평소 강남 3구에 입성하는 게 꿈이었다. 강남 3구 중에서도 본인 자금으로 접근 가능한 송파구에 있는 41평 아파트를 입찰했다. 2016년 입찰 당시 시세는 10억~11억원 전후였고, A씨가 써낸 가격은 10억원이 조금 안 되는 가격이었다. 그런데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보증금 2억원, 월세 100만원에 거주하고 있는 터라 보증금 2억원을 인수하면 시세보다 비싼 12억원에 구매하게 되는 셈이었다.
A씨는 눈물을 머금고 입찰보증금에 해당하는 9800만원을 날리고 말았다. 이 물건을 눈여겨보고 있던 경매 고수인 B씨는 임차인 보증금을 고려해 8억원이 안 되는 가격에 적어냈고, 재매각에 나온 이 물건을 낙찰받았다. B씨는 인수하는 보증금을 포함하더라도 10억원이 안 되는 금액으로 당시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수한 셈이다. 현재 이 아파트 시세는 14억원이다. A씨가 범한 오류는 임차인의 권리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이다. 초보자는 낙찰금액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임차인의 보증금 인수 여부는 경매에서 수익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표이므로 반드시 확인을 해야 한다.
한편 이렇게 재매각에 나온 케이스만 골라서 수익을 내는 B씨와 같은 경매 고수도 있다. 재매각이란 낙찰자가 경매물건을 낙찰받은 후 법원에서 지정한 잔금 납부기한 내에 잔금을 납부하지 못한 상태에서 차순위매수신고인마저 없을 때 법원이 직권으로 새로운 매각기일을 지정해 다시 실시하는 경매를 말한다. 재매각은 앞서 실시한 경매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것이라 최저 경매가격과 기타 매각조건은 이전 경매와 동일하다. 다만 새 매각(최초 매각 또는 유찰 후 매각)은 입찰보증금이 통상 10%인 데 반해 재매각은 20% 혹은 30% 중 법원 재량으로 결정한다. 하지만 재매각이 진행되더라도 새로 지정된 매각기일 3일 전까지 매수인이 미납된 잔금과 그에 따른 지연이자(연 20%), 재매각비용 등을 함께 납부한다면 법원의 재매각절차는 취소되고 매수인은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
이렇게 경매 고수 B씨같이 재매각에 나온 물건만 눈여겨볼 수 있는 경매 실력을 갖추면 그동안 온 가족이 원했던 곳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 경매물건이 줄고 낙찰가율이 높아서 어렵다고 지레짐작해서 쉽게 포기하지 말고, 기본기를 잘 쌓아서 남들이 도전하지 않는 시장에 도전해보자.
자료원:매일경제 2018.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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