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매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부터 낙찰가율(낙찰가를 감정가로 나눈 비율)이 100%에 육박했다. 인기 주거지역 아파트엔 30~40명 이상 입찰자가 몰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인 법무법인 효현의 김재권 변호사는 “요즘 경매시장은 일반 매매시장과 거의 동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을 선도하는 강남3구 급매물이 빠른 속도로 소화되자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조금이라도 싸게 집을 사기 위해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9%
10일 경매전문업체인 탱크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경매시장에서 아파트 147건이 나와 48건이 낙찰됐다. 지난 3월에 비해 경매건수(129건)는 늘고, 낙찰건수(60건)는 줄었다. 하지만 낙찰가율은 91.23%에서 99.09%로 급등했다. 평균 입찰자수도 6.05명에서 6.90명으로 늘어났다. 경매시장에서 향후 시장 전망을 가늠하게 하는 취하건수도 3월 11건에서 지난달 20건으로 증가했다. 취하가 많다는 건 채권자가 지금보다 나중에 경매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서울 전체 낙찰가율도 3월 82.84에서 4월 86.92%로 올라갔다.
수십명이 경쟁하는 아파트도 많아졌다. 주로 1차 경매에서 유찰된 물건들이다. 이들 아파트의 낙찰가는 감정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1차 경매서 단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가 지난 10일 진행된 2차 경매서 4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감정가의 101.69%인 8억4199만9999원에 낙찰됐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트리지움 전용 84㎡ 아파트도 1차 경매에서 유찰된 후 지난 22일 진행된 2차 경매에서 감정가의 100.11%인 14억7168만원에 팔렸다. 총 33명이 경매에 참여했다. 지난 2일 진행된 마포구 상수동 래미안밤섬리베뉴2차 전용 84㎡ 아파트도 1차 유찰 후 2차 경매에서 2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감정가의 99.08%인 10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중랑구 신내동 신내대명 전용 39㎡ 아파트도 지난 22일 진행된 2차 경매에서 22대 1의 경쟁률 속에 감정가의 101.24%인 2억531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782% 낙찰도
지난달 가장 낙찰가율이 높았던 아파트는 성동구 성수동1가 쌍용아파트였다. 지난 1일 진행된 경매에서 전용 84㎡가 감정가(3억6000만원)의 147.22%인 5억2998만원에 낙찰됐다. 아파트는 아니지만 지난 2일 경매 진행된 용산구 한강로1가의 주택은 감정가(3068만원) 대비 782.17%에 팔렸다.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준비 중인 재개발구역에 속한 주택이다. 경매 낙찰자가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는다는 점이 매력이다. 모두 18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두차례 경매서 유찰됐던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6차 전용 82㎡도 지난달 10일 진행된 3차 경매서 감정가(20억9000만원)의 99.04%인 18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8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경매 참여자가 적고, 낙찰가율도 낮았던 올해 초와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바닥을 확인했다는 판단에 따라 실수요자나 갈아타기 수요자들이 매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국 경매시장은 여전히 침체 상태다. 3월 낙찰가율이 84.29%에서 지난달 80.66%로 낮아졌다. 평균 입찰자수는 3.72명에서 3.84명으로 소폭 늘어났다. 경매전문인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신규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보유세 부담도 예상보다 크지 늘지 않아 실수요자 위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원:한경닷컴 2019.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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