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잠원동 일대의 아파트 지도가 확 바뀐다. 30년이 지난 기존의 낡은 아파트 1만여 가구는 최고 50층의 초고층 2만여 가구의 친환경 복합도시로 다시 태어난다. 올림픽대로는 지하로 뚫리고 한강변에는 공원이 조성돼 아파트 단지에서 쉽게 연결된다.
서초구청은 최근 서울시의 한강변 개발 지침에 따라 이런 내용의 반포유도정비구역 마스터플랜(밑그림)을 내놨다. 서초구청 이석태 주무관은 “가구 수나 높이 등은 밑그림과 달라질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서울시의 한강변 개발 지침 등을 참고한 만큼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의 핵심은 반포·잠원동을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연계해 주거·업무·상업·문화시설 등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조성하는 것이다. 또 올림픽도로는 지하로 만들고 한강 공원을 연결한다. 재건축 연한이 된 아파트 24개 단지 1만여 가구는 2만여 가구의 초고층으로 다시 짓는다. 사업지의 9%(전체 평균)를 기부채납(공원 등으로 조성)해 평균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지상 건축 면적 비율) 295%를 적용한 결과다.
재건축 사업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연계 개발되는 앙트레폴리스(특별계획구역)를 포함해 모두 13개 구역으로 나눴다. 앙트레폴리스와 3·8·12구역을 제외하고는 구역별로 1~2개 단지씩이다. 이 주무관은 “이미 재건축 사업을 진행한 단지들을 배려한 것”이라며 “기부채납을 서울시의 요구(25% 선)대로 할 경우 용적률이 평균 300%를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단지인 용산구 렉스 아파트는 25%를 기부채납하는 대신 용적률 329.9%로 재건축한다. 마스터플랜은 중소형(전용 85㎡ 이하)을 60% 이상 짓는 것을 가정했지만 구역별로 주민들이 원하면 1대1 재건축도 할 수 있다.
반포·잠원동 일대 아파트는 대개 1980년 전후에 지어졌다. 낡은 데다 획일적으로 들어서 한강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래서 서울시도 지난해 초 한강의 공공성 회복 선언과 함께 이 지역을 유도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시장은 잠잠 … 문의전화는 늘어
반포 일대 한강변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초고층으로 다시 지어 한강 스카이라인을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발 시한을 못박지 않은 데다 이미 단지별로 재건축이 진행되는 등 개발 압력이 높아 구청이 별도로 마스터플랜을 마련한 것이다. 시에 재건축 사업을 서둘러 달라는 요청인 셈이다. 구청은 이르면 내년께 서울시의 연구용역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럴 경우 2013년께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서초구청의 마스터플랜처럼 재건축이 진행될 경우 반포·잠원동 일대는 새로운 고급 주거지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지금도 반포 일대는 2008년 이후 반포자이·래미안퍼스티지가 입주하면서 강남권 대표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아직 차분하다. 한강과 마주한 단지 등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단지를 중심으로 문의 전화가 늘었지만 대체로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다. 집값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기부채납 비율 등 서울시의 입장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포동 K공인 관계자는 “반포처럼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압구정동의 경우 서울시가 25%의 기부채납을 요구하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한다”며 “그 때문에 서울시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사업 추진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재건축아파트 값이 많이 오른 영향도 있다. 잠원동 아산공인 황문규 사장은 “반포자이·래미안퍼스티지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주변 재건축아파트 값도 많이 뛰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에 따르면 서초구 재건축아파트 값은 2008년 말 이후 지난달까지 평균 8.2% 올랐다. 이 기간 강남·송파구 재건축아파트 값은 각각 4.3%, 8.9% 내렸다. 잠원동 부동산명가 박순애 사장은 “집값에 대한 불확실성이 걷히고 초고층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해야 본격적으로 매수세가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도정비구역=서울시가 한강변을 공원으로 조성하고 스카이라인을 다양화하기 위해 지난해 초 지정한 정비예정구역 중 중장기적으로 개발하는 지역이다. 반포·당산·자양·잠실·망원 등 다섯 곳이 지정됐다.
자료원:중앙일보 2010.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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