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반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싼 데다 일반적인 재개발·재건축 사업보다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주변 시세보다 싸게 나올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비밀은 사업 방식에 숨어있습니다. 바로 공동구매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는 점인데요.
같은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자기 집을 마련하기 위해 조합을 만들어 땅을 사들이고 건설사와 공동으로 주택을 짓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일반 분양도 함께 진행되는데, 여기서 나오는 일반분양분은 일반적인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10~20% 가량 쌉니다. 일반 주택사업과 달리 시행사가 따로 없기 때문에 시행사의 이윤을 분양가에 얹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투자금 날리고, 내 집 마련 꿈도 산산조각
또 토지 매입에 따른 금융 대출(프로젝트 파이낸싱·PF) 비용이 들지 않아 사업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장점도 갖췄습니다.
그래서 시행사가 PF를 통해 땅을 매입하고 시공사가 지급보증을 선 뒤 아파트를 일반분양하는 전통적인 사업방식보다 분양가가 내려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를 구입했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서울의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들의 사연입니다.
#. 2008년 11월부터 조합원을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4억원으로 강남권 30평형대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었습니다. 토지 구입비로 지금까지 1인당 2억3000만원을 냈습니다.
그런데 최근 조합장은 횡령 혐의를 받고 구속됐고 집을 지어주기로 한 건설사도 손을 떼고 나갔습니다. 그 사이 땅을 사들이기 위해서 은행에서 받은 대출금이 문제가 돼 아파트 부지는 다른 회사에 공매로 넘어갔습니다.
하루 아침에 2억원 이상을 떼였지만 구제받을 방법이 없다는 게 더 답답합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본동 지역주택조합)
#. '서울의 마지막 역세권 아파트, 3.3㎡당 1300만~1400만원의 합리적인 분양가' 등의 광고문구를 보고 이 참에 내 집 마련을 해보자는 생각에 2009년 9월 30평형대 아파트를 계약했습니다.
1억원 남짓한 전셋집에서 십수년째 생활하고 있을 정도로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싸게 집을 살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던 것도 잠시, 입주일(2013년 12월)은 다가오는데 착공 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조합에선 중도금을 요구하네요. 얼마 전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파트를 지을 땅도 아직 다 못 사들인 상태랍니다. 이대로 돈을 떼이고 집도 날리는 것은 아닌지, 하루하루 피가 마릅니다. (동작구 상도동 지역주택조합)
두 곳의 공통점은 모두 토지를 사들이지 않은 상태에서 조합원을 모집했다는 것입니다. 앞서 두 사연처럼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우선 투자에 앞서 토지매입은 끝났는지 ▶안전한 건설업체가 시공을 맡았는지 ▶추가부담금 발생 가능성이 있는지 ▶자금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는 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청약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분석이 필요합니다.
토지 매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사업 완료까지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등기부 등본을 떼보거나 구청에 확인하는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조합원 모집이 어려운 상태에 빠진 지역주택조합도 조심해야 합니다. 아예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새 아파트를 받을 때 분양가 외에 추가부담금 발생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보통 토지물색 → 주택조합추진위 구성 → 주택조합창립총회 → 주택조합설립인가→ 추가 조합원모집 → 등록사업자와 협약체결 → 사업계획 승인 → 등록사업자와 공사계약 → 착공신고 → 사용검사 및 입주 → 청산 및 주택조합 해산 순으로 사업이 진행되는데 사업이 늦어지면 추가 부담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조합규약이나 공급계약서에 명시된 조합원 분양가에 설계비, 감리비, 인허가비, 개발 관련 부담금(학교용지, 상하수도, 개발이익 등) 매입불공제 부가세, 재산세, 기타발생금리가 포함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추가부담금 발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건설사가 시공을 맡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건설사가 부도난다거나 재무구조 악화 등에 따른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되면 새로운 시공사를 구하는 데까지 사업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사업이 늦어지면 그만큼 사업비가 증가하겠죠.
조합원 재산을 보호하는 신탁자금관리도 살펴봐야 합니다. 신탁사가 자금관리를 한다 해도 주택조합설립 이전에 자금인출이 되는 경우라면 사전인출로 인한 위험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늘고 있는데 개인이 사업의 주체가 되는 만큼 사업 지연 가능성이 많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자료원:중앙일보 201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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